#240 신기술

2025년 7월 1일 화요일 을사년 임오월 신미일 음력 6월 7일

by 단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신기술을 쫓아가는 건 상당히 지치는 일이다. 그래서 애써 쫓진 않고 있다. 한땐 그런 걸 즐기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와서는 어떻게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Flask나 Django보다도 FastAPI에 흥미를 느끼고, Vue, Angular, React보다도 Svelte에 흥미를 느끼던 녀석. 간단히 말해 오래 사용되어 온 대중적이면서도 검증된 것보다 새롭게 대두되는 아무튼 좋다는 녀석에게 흥미를 갖곤 했다. 비교적 초반에 흥미를 가진 것 중 현재 주류가 된 건, 2018년에 쓰기 시작한 Notion(2016 출시)과 2020년에 쓰기 시작한 Figma(2016 출시) 정도일까. 2021년 상반기 프로젝트에 썼던 Flutter(2017 출시)는 내가 언제 건드리기 시작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2020년 하반기였던 것 같다.


Figma의 경우 처음 알게 된 데부터 실제 쓰게 된 때까지 시간차가 있는 편이었다. Framer에 흥미를 느끼면서도 건드리지는 않고 있는 지금처럼 Figma에도 관심은 있지만 특별히 사용할 필요성은 못 느끼는 기간이 길었다. 요즘은 흥미를 느껴도 그렇게 필요성은 못 느낀 채 패스하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워낙 너무 많은 기술이 나오고 있어서 그런가. 내가 가진 기술 스택이 포화 상태라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내가 다룰 줄 알던 것들도 대체로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은 업데이트를 거쳐 달라진 부분이 많을 텐데. 달라지지 않은 부분조차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이 잊어버렸을 것이고 말이다. 새로운 걸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최신화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한 번 배워뒀던 것은 다시 배우기 용이할 것 같아 포트폴리오의 기술 스택에는 일단 할 줄 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명 대학생 때는 컴공이기를 부정하는 '컴공 디나이얼'이었고 대학 졸업하면서 전공 분야는 손을 놓았는데, 웹 디자인 시간에 소소한 코딩 작업을 하면서 그게 생각보다 재밌다고 느끼고 있다. 어쩌면 난 정말 '디나이얼'이었을 뿐 결국에는 개발자인 걸까. 디자인 포트폴리오 기술 스택에도 할 줄 아는 걸 쓰다 보니 FE, BE 스킬까지 적어 버렸다. 적으면서 생각해 보니 나 정말 비주류 신기술 좋아하는 녀석이었구나 싶다. 운영체제 기본값이 Linux인 녀석도 흔치 않을 거고(특히 비-개발자 중에는 말이다), 작은 프로젝트에는 Flask가 좋고 큰 프로젝트에는 Django가 좋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냥 FastAPI가 좋고(왜 이 녀석이 마음에 들었는지는 까먹었다), 남들 다 Vue/Angular/React 가지고 누가 더 좋네 하고 싸울 때 혼자 Svelte 건드리면서 이거 재밌네 하고 있었으니. 생각해 보면 HTML+CSS+JS 공부하기 전에 Svelte부터 공부한 녀석이었다. 그 어떤 웹 개발 사전 지식 없이 웹 프레임워크에 맨땅에 헤딩을 하다니 대체 뭐 하는 녀석이지. 기술적으로 바뀐 게 많나 구경하러 갔다가 새삼 최근에 배운 걸 거기서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는 걸 목격해 버렸다. 어쩌면 뭔지 모른 채 그저 부딪혀 가며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생성형 AI가 어쩌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흥미로운 오픈소스 생성형 AI가 있어 GitHub에 별 하나 찍어두긴 했는데, 그것도 직접 건드려 보진 않고 있다. 직접 건드려 볼 정도의 의욕이 생기진 않는다. 귀찮다고 미뤄왔던 apt ppa 이슈도 최근에 처리했으니 기술교육원 수료 후 시간이 남아 돌 때 한 번 건드려 봐야지. 시간이 남아돌지 않고 무언가 할 일이 생긴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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