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8일 화요일 을사년 계미월 무인일 음력 6월 14일
나는 5호선 라인 언저리에 살고 있다. 지하철역까지는 15분 정도. 역세권에서만 살아본 사람은 가끔 "역에서 15분이나 걸려요?" 같은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수도권 사람 중에는 버스를 타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갈 수 있는 사람도 꽤 있다. 비 수도권 사람 중에는 지역 내 지하철이 없는 경우가 더 많을 테니 그들은 일단 논외로 하고. 아무리 서울에 지하철이 많이 다닌다고 해도 그 정도까지 따닥따닥 붙어 있지는 않다. 아마 서울 중심부에나 그렇게 되어 있지 외곽으로 갈수록 그렇지 않은 곳이 많을 것이다.
각설하고, 나는 5호선 라인 언저리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집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5호선 라인의 지하철역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 사실이기는 하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2호선 지하철역은 대체로 거들떠도 안 보니까 말이다. 그래도 요즘은 전보단 그걸 타는 횟수가 늘긴 했다. 가끔 1호선으로 환승하고자 할 땐 그곳으로 간다. 그 외의 경로로는 가지 않는다. 그것이... 2호선 성수 지선이니까.
성수 지선을 타고 성수역에서 환승하여 2호선 순환선을 타는 건 왠지 거부감이 든다. 2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야 하는 게 개념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걸까. 비단 2호선만의 이슈는 아니고 1호선의 복잡한 노선이라던가 5호선 본선의 하남검단산 방면 지하철역과 마천 지선 지하철역 간의 이동 시에도 발생하는, 생각보다 이곳저곳에서 있는 일이긴 하다. 하여간 신설동역에서 1호선이나 우이신설선으로 환승할 땐 성수 지선을 이용하지만 그 외에는 안 가게 된다. 우이신설선은 탈 일이 거의 없어 그것은 그저 1호선 타러 가는 길일 뿐이다.
우이신설선 경전철은 나름 좋아하는 녀석이긴 하다. 가끔 혜화에서 집에 올 때 그저 우이신설선이 타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상행선을 타기도 한다. 보통은 하행선 한 정거장 가서 1호선으로 환승하지만, 그냥 기분이다. 어떠한 경우라고 해도 아무튼 신설동역에서 성수 지선으로 환승한다. 상행선이 조금 더 돌아가는 방향이긴 할 거다. 하지만 그냥 괜히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 일행과 못 다한 이야기가 있을 경우에는 하행선 두 정거장을 가서 5호선으로 환승하기도 한다. 한두 정거장이라도 더 얘기하다 가고 싶은 경우에 말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들 사이에서 [치욕의 용]으로 불리는 이와 함께 집에 가다 보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가서 각자의 길로 환승하게 되더라.
생각해 보면 2호선은 합정 언저리, 순환선 반 바퀴쯤 돌 때 아니면 순환선도 잘 타지 않는 것 같다. 2호선을 타면 멀리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2호선만 봐도 기가 빨리는 걸까. 5호선 타고 쭉 가는 경우에는 "그래도 환승 안 해도 되니 그나마 낫군" 하면서도 2호선은 "으악 2호선 반 바퀴" 하는 느낌이란 말이지. 아무래도 몇 개 역을 지나쳐 왔는지는 금방 까먹지만 순환선에서의 상대적인 각도 좌표는 그보다 쉽게 인지되기 때문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