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5일 화요일 을사년 계미월 을유일 음력 6월 21일
하루 종일 에어컨이 틀어져 있는 곳에서 두꺼운 털 망토를 입고 버티다 보니 에어컨에도 약간은 내성이 생긴 것 같다. 아주 약간이지만 말이다. 여전히 두꺼운 털 망토 없이 긴팔 긴바지만으로는 두세 시간 버티면 한계가 찾아온다. 몸이 으스러질 것 같은 감각을 벗어나려 밖으로 나가면 따뜻한 공기가 날 맞이한다. 어제는 비교적 선선해서 충분히 따뜻하지 않았지만. "에어컨을 끄면 되지" 라는 무책임한 말이 들린다. 온도만 조금 조절하려고 해도 "이 더위에 무슨 에어컨을 줄이냐" 같은 비난이 쏟아지는 게 현실이다. "네가 껴입어야지 우리가 벗을 순 없잖냐" 하며 에어컨을 사수하려고 하는 이들과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서 이 계절에 두꺼운 털 망토를 걸칠 뿐이다. 아무래도 난 그런 비난을 즐기는 녀석은 못 되어서 말이다.
공복에는 비교적 괜찮지만 식사를 마친 후에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으면 체한다는 느낌이 든다. 오후 내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녀석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아프다고 하기엔 멀쩡하고 멀쩡하다고 하기에는 속이 불편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조금만 어긋나면 제대로 탈 날 것 같은데 아직은 괜찮은 상태가 몇 시간 동안 이어진다. 쉬어야 할 정도로 안 좋은 건 아닌데 일상생활에는 약간 지장이 있는 것 같기도 한 애매한 상태다. 아마 썩 좋은 표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라도 조금은 버틸 수 있게 된 게 어딘가 싶기도 하고. 에어컨 바람을 쐬느니 차라리 땀을 흘리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인 모양이니 말이다. 요즘 세상에 에어컨을 피해 살기란 쉽지 않다. 충분한 내성이 생기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