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 오늘의 꿈

2025년 8월 21일 목요일 을사년 갑신월 임술일 윤6월 28일

by 단휘

뭔가 이상한 꿈을 꾸게 되면 그 꿈에 대한 기억을 계속 반추하게 된다. 그건 뭐였을까. 어제 꿈의 어느 지하철 노선은 서울 지하철 5호선을 닮았으면서도 본선의 끝자락과 지선의 끝자락이 다시 비슷한 동네로 모인다. 걸어서 가기는 조금 힘든 거리지만. 그리고 두 말단 지하철역에서 비슷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어딘가로 누군가 나를 부른다. 가족이랑도 가보고 친구랑도 가보고 했는데 나랑만 안 가봤다며, 나랑도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


꿈속의 내가 흔히 그랬듯, 이번에도 난 길을 잃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모르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도 모른 채 헤맸다. 핸드폰 지도 앱은 유의미한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나는 결국 꿈이 끝날 때까지 만나려고 했던 이를 만나지 못했다. 대신 어떤 서너 명의 사람 무리를 만났는데 누구였더라. 뭔가 센터에서 만난 청년 같은 분위기였는데 누군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어떤 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작두로 자른 듯 반듯하게 토막 나 있었다. 별로 헤지진 않은 걸로 보아 토막 난 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진 않았는데, 그건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그 책이 내 책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서너 명의 사람 무리와 헤어진 후 책 주인을 만났는데, 아무튼 괜찮다고 하더라. 그 사람의 동료가 쓴 독립출판물인 모양인데 잘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사람 무리와 헤어지기 전에 목걸이를 주웠다. 뒤로 밀려 떨어질 것처럼 잘 나아가지지 않는 길을 반쯤 기어가고 있었는데, 오래전에 줄이 망가졌던 나의 목걸이와 같은 제품이 떨어져 있었다. 망가진 줄에서 장식만 꺼내 만년필에 달아 놓았던 그 목걸이. 그걸 주워 들었는데 그 뒤에 어쨌더라.


어찌저찌 지하철역 근처까지 갔는데 큰길에 거미줄이 쳐져 있었고, 왠지 겁이 나 나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어린아이들이 거미줄에서 무언가 떼어가고 있었는데 그건 뭐였을까. 하여간 나를 불렀던 그 앨 만나지 못한 채 다음 날이 되었고 오늘은 뭐 하냐고 연락을 했다가 아까 언급한, 나랑 그곳에 가고 싶던 이유를 들었다. 그러고는 이것저것 할 게 있는데 왜인지 하나도 안 하고 안일하게 있었다며 할 일을 하러 가더라.


결국 뭐였을까. 잠에서 깨어나고 나면 기억에 거의 남지 않는 꿈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기억이 나는 꿈들은 뭘까. 대부분의 인물은 "센터 청년 같은 느낌"과 같이 두루뭉술한 느낌으로만 남아 있는데 식별 가능한 개체로 존재했던 두 사람—나를 부른 녀석과 책 주인—은 왜 명확하게 존재하는 걸까. 꿈이라는 건 별 시답잖은 무의식의 형상일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괜히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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