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 친구 3

2025년 9월 6일 토요일 을사년 갑신월 무인일 음력 7월 15일

by 단휘

요즘은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느낀다. 현재 나의 인맥은 크게 아주 오래 전 트위터에서 파생된 인맥과 두더집/청년이음센터/청년기지개센터에서 비롯된 인맥으로 나뉜다. 포항과 대구에서 시작된 트위터 인맥은 다섯 명쯤 남아 있나. 대체로 자주 연락하는 건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 근황 토크 하는 정도다. (린의 동생을 나의 인맥으로 포함해야 하는가...와 같은 애매한 지점도 있다.) 센터에서 비롯된 인맥은, 이제는 상당히 많다. 요 며칠 새삼 느끼고 있다.


어제는 두더집에서 알게 된 사람 두 명과 청년이음센터에서 알게 된 사람 세 명, 그리고 청년기지개센터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람을 세 명 만났...는 줄 알았는데 기지개에서 한 명 빼서 이음에 더한다. 청년이음센터 초기에 몇 번 보고 최근에 다시 보게 되어 청년이음센터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게 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이들 중에는 나의 동네 친구도 두 명이나 있었다.


동네 친구라고 하면 걸어서 만날 수 있는 사이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 해가지고는 아무도 없기에(?) 나는 내 생활권에 살고 있는 친구는 동네 친구로 취급한다. 그러니까 동대문구-광진구-성동구 주민은 동네 친구가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성동구 친구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친한 청년'도 '친구 비스꾸레한 무언가'도 아닌 '친구' 타이틀을 가진 센터 사람은 노원구, 동대문구, 광진구에 한 명씩인가. 역시 동북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동네 친구라는 걸 갖고 싶었다. 그렇기에 나에게 동네 친구는 친구 그 이상이다. 애초에 친구 타이틀을 아무한테나 안 주고 있으니. 사적으로도 연락하고 함께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심지어 동네 친구라니, 생각해 보면 엄청난 설정의 신캐 같은 녀석이다. 작가가 식상해 보이지 않으려고 이것저것 설정 과다하게 만들어 넣는 신캐 같은 거. 이렇게 생각하니 꽤나 흥미로운 녀석이다.


센터에서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은 전부 참여할 환경이 안 되거나 신청하면 떨어지고, 결국 그곳에서 얻는 건 편안한 환경과 사람뿐인데, 어차피 사람은 기존에 확보되어 있는 인맥으로 충분하고 엄청나게 확장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으니... 그냥 다 때려 치우고 센터 밖에서 사람들이랑 따로 상호작용하는 게 나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에서 마지막으로 신청해 본 게 청년플랜브릿지 3기였다.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신청해 보았고— 선정 문자는 오지 않았더랬지. 뭐, 이제 와서는 그냥... 일단 현재를 살아보자. 살아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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