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을사년 무자월 계유일 음력 11월 11일
시간이 없진 않은데 시간이 없다고 느껴지는 건 정신적 여유가 안 되는 거겠지. 여유를 갖고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될 때가 많다. 그나마의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둥바둥 할 뿐이다.
오전 다섯 시 반 알람. 그 시간에 일어나야 오전 중에 내 개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엔 씻는 시간만 포함되고 식사 시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을 더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여력이 되지 않기에 식사는 패스한다. 학생회관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던 대학생 때가 좋았는데. 식사를 준비하고 뒷정리를 하는 부차적인 시간 없이 순수한 식사 시간만 확보하면 되는 거였으니 말이다. 메뉴 자체는 정말 취향에 안 맞았지만 매일같이 들리곤 했다.
요즘은 자정이 넘어서야 잘 준비를 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이유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지체가 되곤 한다. 역시 기상 직후 두어 시간과 취침 직전 두어 시간은 나의 시간으로 확보되었으면 하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나머지 시간은 얼마든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도 좋은데. 똑같이 내 방으로 들어와 나의 영역을 침범해도 낮과 밤에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다른 것 같다. 정확히는, 낮에는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은데.
요 몇 주, 그냥 모든 걸 완전히 놔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뭔가 지쳐있는 모양이다. 일자리사업도 적당히 버티다 보면 한 달 훌쩍 지나 있을 거라던 12월 초의 주장처럼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랐다. 일자리사업이 끝난 직후에는 일상 루틴을 정리하고 방향성을 좀 탐색하고 싶은데 그게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당분간은 아무 일정 잡지 않고 내 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거려나. 나 자신의 욕구를 명확히 탐색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내부를 탐색하는 건 도저히 멀티가 안 되더라.
나의 의식의 흐름이 어느새 갈까마귀까지 가 있는 것만큼이나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다. 그것이 날아다닌다는 사실이 두렵게 느껴질 것만 같다. 서로 다른 장르의 세 가지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며, 결국 또 난 이야기에 침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