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세계
아주 피곤한 날이었다. 긴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다 말고 어느새 잠이 들었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곧장 뻗어버렸다. 종아리와 발바닥이 퉁퉁 붓고 알이 단단히 박혀서 초저녁이었지만 이미 누워버린 몸을 쉬이 일으킬 수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그랬을까. 친구와 이야길 나누다 익숙한 찬양을 한 곡 듣게 되었고, 내 몸은 어느새 추운 다락방에 앉아 기타를 안고 있었다. 기타 코드표를 펼쳐놓고 삐걱거리며 기타를 한참 연습하고 잠긴 목소리로 애써 찬양을 불러보았다. 그러다 마지막 구절에서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펑펑 울고 말았다.
나는 계속 걸어갑니다
수없이 넘어져도
사람들의 방향과는 조금 다르다해도
내가 가는 길이
주가 가르쳐준 길이니
이곳이 바로 주님의 세계라
ㅡ 하나님의 세계, 홍이삭
마지막 구절을 몇번이고 울며 부르다가 붓을 집어들었다. 화선지에 마지막 가사를 계속 적었다. 틀리고 마음에 안 들고 수없이 실수해도 적고 또 적었다. '나는'에서부터 계속 막혀 몇번이고 '나는'을 반복해서 썼다. 나는.. 나는.. 나는... 왜 울었을까. 하고 물음표를 던지던 순간 드디어 붓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주님의 세계는 참 아름답다.
나는 그것이 참 좋다.
피곤한 하루 지친 몸이었지만 나를 움직이게 하시는 주님의 힘은 참으로 놀랍다. 부디 내 삶도 주님을 놀라시게 할 수 있기를. 그러니 나는 계속 걸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