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코치가 만난 사람들 2]
일을 수단이 아닌 ‘자기답게 살아가는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브랜드보다 먼저 사람을, 겉보다 먼저 철학을, 성과보다 먼저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직장인의 자아실현을 돕는 커리어 교육 서비스 김영진 '모두의사수' 대표
김영진 대표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록’과 ‘회고’를 삶의 중심에 두었다. 그는 『모두의 사업: 1인 기업에서 100인 기업까지』를 펴내고, 커리어 교육 서비스 ‘모두의사수’를 운영하며 수많은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두의사수’는 그의 세 번째 창업이자, “죽을 때까지 할 일”이라 말할 만큼 명확한 철학을 담은 브랜드다. 김 대표와 함께 삶, 일, 그리고 자립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가장 깊게 남아 있습니다.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것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해왔어요. 그 질문은 결국 ‘모두의사수’라는 서비스로 이어졌고요. 지금도 그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록’과 ‘회고’를 삶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기록과 회고는 삶을 설계하고 점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예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점진적으로 삶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이죠.
두 가지가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대학 시절 공대에서 미대로 전과한 경험입니다. 처음으로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었고, 부족한 기초 실력을 채우기 위해 독학으로 드로잉을 연습했어요. 시중 교재가 제게 맞지 않아 네모로 형태를 나누는 제 방식대로 배웠고, 그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은 지금의 일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회사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높은 연봉을 받던 시기입니다. 외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삶과 일 사이에 어긋남을 느꼈죠. 어느 날 스트레스로 식사 중 체하고 구토까지 하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묻기 시작했고, 그 질문들이 결국 ‘모두의사수’로 이어졌습니다.
처음 구상한 이름은 “모두가 모두의 사수”였습니다. 사수라는 단어에는 멘토보다 더 실질적이고 끈끈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동료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고 지지하는 존재이고 싶었습니다. 서비스 초기에 사용자분들이 자연스럽게 ‘모두의사수’라는 줄임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흐름이 저희 철학과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발음도 쉽고 기억에 잘 남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커리어 전환마다 “만약 내게 멘토가 있다면, 지금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그때부터 매달 월급날마다 여섯 가지 질문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점검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질문들은 이제 제가 직원 면담이나 외부 직장인 상담에서 활용하는 핵심 프레임이 됐습니다.
첫째, 내가 회사 다닐 때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출근길마다 지옥철에서 부대끼며 일하던 시절, 이걸 놓치면 안 되겠다고 느꼈어요. 원동력을 모르고 일하면, 그냥 버티는 삶이 돼버리거든요.
둘째, 나는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대부분이에요. 시키는 일만 하다 보면 회사라는 시스템 속에 매몰돼 버리죠. 주체적인 존재로 남기 위해선 이 질문이 꼭 필요했어요.
셋째, 인생 전체에서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회사를 옮길 때마다 방향이 바뀌면 안 되잖아요. 결국 내 삶이 원하는 방향을 알아야 일의 방향도 잡을 수 있어요.
넷째,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 직원들과 면담할 때 항상 묻는 질문이에요. 보통은 “기획이 부족해요”, “디자인이 약해요”라고 답하는데, 그건 너무 직무 중심적인 답변이에요. 이 질문을 다르게 하면 답도 달라져요. “유튜브 배워보고 싶어요”, “중국어 공부하고 싶어요”, “세계 일주가 꿈이에요” 같은 답변들이 나와요. 사람은 결국 되고 싶은 존재가 있어야 발전하거든요.
다섯째, 일할 때 나는 언제 행복한가. 많은 분들이 “내가 주도적으로 만든 기획이 성과를 냈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해요.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회사생활 자체가 행복해지죠. 개인의 행복은 회사의 성과와도 연결돼 있어요.
여섯째, 일할 때 나는 언제 불행한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건, 불행한 요소가 줄어들 때예요.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나 혜택은 잠깐의 효과밖에 없고, 반복되는 불편이나 실수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훨씬 중요하죠. 이를테면 업무 요청 프로세스가 없어 실수가 반복되는 상황은 게시판 하나 만들면 해결돼요. 저는 그런 구조적 원인을 계속 추적하면서 시스템적으로 개선하려 노력해왔어요.
이런 질문들을 꾸준히 던지면서, 결국 35세 이전에 임원이 되거나 창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걸 모두 달성했어요. 지금의 ‘모두의사수’는 그 질문의 흐름 끝에 나온 결과물이기도 해요.
저도 그런 상황을 겪어봤고, 그런 분들을 참 많이 봤어요. 특히 기억나는 건 두 번째 창업 시절 도전 K-스타트업 대회에 나갔을 때예요. 본선까지 진출한 한 대표님이 계셨는데, 아이템도 독창적이고 기술력도 탄탄했어요. 그런데 발표를 너무 긴장하신 거예요. 슬라이드는 넘기지 않고, 외운 말만 반복하셨죠. 결국 표지만 띄운 채 발표를 마쳤고, 현장 반응은 차가웠어요. 심사위원들도 집중하지 않았고, 후속 질문도 형식적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분의 아이디어에서 진심이 느껴졌거든요. 발표라는 껍데기 하나 때문에 본질이 가려지는 걸 보며 안타까웠어요. 실력은 충분한데, 그런 요소들에 가려 기회를 잃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고요. 그래서 그런 분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자리 잡았어요.
예를 들어 지각하는 직원이 있다면, 그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가정의 변화, 업무 구조의 불편함 등 다양한 배경이 있을 수 있죠. 저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간단히 해결한 경험이 있습니다. 문제의 표면보다 본질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늘 느껴요.
이건 고객분들이 만들어주신 말이에요. 저희 콘텐츠와 서비스를 경험하시고 “질문을 던지면서 성장하게 된다”는 피드백을 주셨죠. 그걸 고객의 언어로 정리한 문장이 바로 그 슬로건입니다. 저희 철학을 잘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회사를 도운 경험이 있어요. 기존엔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젠 내부 구성원을 교육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습니다. 마케팅 지식이 부족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벽까지 스터디하며 가격 설정, 시장 조사 등을 함께 배웠고, 그 결과 자사몰 매출이 개선됐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성과를 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뿌듯했어요.
본질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 집이라면, 된장찌개를 요구하는 고객에게까지 맞추다 보면 본질이 흔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간판, 위치 같은 바꿀 수 있는 요소들은 고객 피드백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해야죠.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주변 요소인지’ 그 구분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마케팅에 돈을 쓰기보다, 먼저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반응을 확인하고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반응이 없다면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쳐야 하고요. 돈을 써서 유입만 늘리는 마케팅은 일시적일 뿐,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조가 되지 않아요. 저는 먼저 구조를 만들고, 나중에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어벤져스를 모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벤져스를 키우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어요. 단기적인 성과보다 그 사람의 가치관과 철학을 보고 뽑고, 이후에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리더는 구성원이 정의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서포터이고, 구성원은 자기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해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가진 사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 돈이 오가는 것. 저는 이 세 가지가 충족되어야 ‘일’이 성립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돈은 결국 신뢰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신뢰가 클수록 오가는 돈도 커지고, 신뢰가 작을수록 오가는 돈도 작아지죠. 그래서 일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에 매몰되지 말고, 원인에 집중하세요.” 미디어에서 보이는 성공 사례는 한 사람의 인생 중 한 장면일 뿐입니다. 매일 반복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의 과정을 발견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어야 진짜 성장이 시작됩니다.
- 김영민 커리어 전문기자, [대니얼 코치가 만난 사람들 2] 김영진 '모두의 사수' 대표 “질문 없는 성장은 없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8.01, https://www.justeconomix.com/news/articleView.html?idxno=147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