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라 캐나다에와서 공립학교 선생님이 되는일이 가능한걸까 생각해본 사람이 나만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에서 공교육 선생님이 되는 방법은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vs캐나다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아니면 새롭게 캐나다에서 정착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캐나다에서 공/사립학교 선생님이 되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 해보려고 한다.
들어가기 앞서서 이 포스팅은 매니토바주를 바탕으로 작성된 답변이고 캐나다 각 주마다 법과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이 포스팅이 캐나다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또한 이 포스팅은 내가 캐나다에서 공립학교 음악교사를 하려고 한다는 말을 할 때마다 받았던 질문들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Q. 선생님이 되려고 하면 어떤 과정을 밟아야하나요?
매니토바에서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면 일단 3년제나 4년제 대학을 졸업을 해야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나면 2년제 교육대에 진학해서 교육대를 졸업하고 나면 선생 자격증 (Teacher Certificate)을 받게 되면서 공립/사립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게된다.
Q. 공립학교 선생님이 된다고 한다면 초등,중등, 고등 선생님이 되는건가요? 각자 다른 코스를 밟아야 하나요?
2년제 교육대 (After Degree or Education Program)을 졸업하면 받는 선생 자격증 (Teacher Certificate)은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가르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교육대에서는 각자 초등, 중등, 고등 3가지 분류로 나눠서 과목을 수강해야한다.
초등교사 과정, 중등, 고등 교사 과정은 다 같은 과목을 수강하지만 강의법 강의 등이 좀 더 각 분야에 초점을 맞춰서 교육받게 된다. 하지만 매니토바주 자격증이 주는 효력 때문에 교육대에서 선택 과목으로 다른 나이를 가르치는 교수법 강의를 수강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Q. 선생님이 되려고 하면 대학에서 어떤걸 공부해야하나요?
대학에서 전공하는 과목은 "가르칠 수 있는 과목 (teachable subject)"여야 하고, 그중심에는 영어/불어 (국어), 수학, 과학, 사회, 음악, 등이 있고 각 수학, 과학에서는 더 자세하게는 물리, 화학, 컴퓨터 과학, 등으로 들어갈 수 있고 사회에도 더 세부과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각 주마다 다르고 각 교육대마다 가르칠 수 있는 과목 으로 지정하는게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고자하는 교육대 웹사이트나 입학처에 문의해 물어보는게 가장 확실하다.
Q. 그럼 졸업할 때 임용고시를 봐야 자격증을 받나요?
아니다. 교육대를 졸업하고서 주정부에 신청해서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임용고시를 보지 않고서 졸업만으로 선생 자격증을 주는게 선생으로서 얼마나 신뢰성 있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교육대에서 수강해야하는 과목들은 모두 졸업 필수 과목이라 각 과목들이 모두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졸업하기 어려운 요건이라는건 말하고 싶다.
Q. 만약 온타리오, 브리티시 콜럼비아에서 선생님 자격증을 따고 다른 주로 이사가려면 어떻게 하나요?
다른 주로 이사를 갈 경우에 선생 자격증을 트랜스퍼 할 수 있다. 각 주정부 사이트에 가면 트랜스퍼 신청서를 작성하면 되고 동시에 구비해야하는 서류들을 가지고 신청하면 된다. 생각보다 쉽지만 기다림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고, 온라인 신청안되고 메일로만 받는 경우도 있으니 더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떤 주는 선생 자격증을 트랜스퍼 하고서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일정정도의 돈을 내야한다고도 들었다.
여기서 또 궁금하게 될 건, 한번 트랜스퍼 하면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자격증과 트레이드인 하는가 일것 같다. 이 경우엔 트레이드 인 (trade-in)이 아니라 그저 또 다른 주의 자격증을 신청하는것이기 때문에 드래곤볼 모으듯이 본인에게 각 다른 주 자격증이 모아지는거라고 보면 된다.
Q. 직업은 어떻게 구하나요?
졸업을 하고 자격증을 받고 나면 한국처럼 임용고시를 보는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관리하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냐고 물어본 분들이 있었다. 졸업하기 전부터 예비 선생님들은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온라인 폼이 될 수도 있고, 바인더에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도 있다. 한국으로 치면 이력서라고 말하는 레주메도 만들고,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는 커버레터도 쓴다. 그렇게 포트폴리오가 완성이 되면 각 학구청 (?.. school division) 사이트에 들어가서 커리어 탭에서 구인하는 공고가 올라왔는지를 보고 포지션에 맞춰 이력서, 포트폴리오 등을 넣고 인터뷰가 잡히길 기대하면서 기다리면 된다.
선생님 포지션을 지원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서류가 있는데 그게 범죄사실 기록 증명서와 아동 학대 증명서 이다. 이 두 증명서가 지원자의 무죄/무혐의를 증명하고 있음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일할 기본적인 자격을 얻는다. (학교에서 청소부로 일을 하려고 해도 필요한 서류들이다) 그리고 나면 교생 실습 나가서 받은 평가서 (evaluation), 보증인 (reference)들 평가서도 필요한 서류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서류들이 잘 구비되어 있어야 지원서를 넣을 때 인터뷰를 잡을 확률이 높다.
지원서 - 인터뷰 - 채용 이 순서가 지나면 처음 채용된 선생님들은 1년에 한번씩 교장과 학구청 사람들에게 수업 평가를 받고, 2-3년 이후엔 2년에 한번씩 수업 평가를 받아야 채용이 유지된다.
Q.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면 어떤일을 하게 되나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면 대부분 담임 선생님을 맡게되는데 내 기억에 한국에서 초등학교는 한 반에 적어도 20-30명 정도가 정원이었던 것 같다. 캐나다에서는 초등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24명 정도가 정원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많으면 26-8명정도까지 한 반으로 묶는다.
담임선생님이기 때문에 학급의 시간표 짜기부터 커리큘럼에 맞춰서 수업일지 작성 (교과서가 없기 때문에 선생님 재량이다. 이 부분은 다른 포스팅으로 만들겠다), 야외활동 등을 맡는다. 학교에 맞춰 또 다르겠지만 대부분 매니토바의 초중고등학교는 선생님이 점심시간엔 스태프 라운지 등에서 쉬는 시간을 갖는다. (노동법 규정상 이렇게라도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대신 음악과 체육은 담당 과목 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의 재량에서 빠진다.
Q. 중고등학교 선생님이 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중고등 학교도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학교를 나누는것도 학군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재량도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대부분 중학교까지는 담임 선생님이 있고 그 반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의 포지션이 더 나이있는 학생들에게 적용되기에 좀 더 수월해지는 반면 가르쳐야하는게 많아진다고 할 수 있다.
고등학생 선생님이 되면 한 과목을 담당할 뿐이고 담임이라고 하는 제도는 사라진다. 고등학교는 학점제 이기 때문에 수강해야할 과목/선택 과목 등을 본인 시간표를 짜고 시간표에 맞춰 강의실에 들어간다. 선생님들은 말 그대로 수업준비를 하면 될 뿐이지만 매 시간마다 들어오는 아이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교실 경영(?.. classroom management)에 어려움을 격을 수 있다.
중고등학교는 음악 과목이 없는대신 Band과목이 있다. 중고등학교 음악선생님=밴드 선생님 이다.
Q. 음악/체육 선생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각 음악은 음악교육을 전공해야하고 체육도 체육교육을 전공해야한다. 이후 교육대를 들어가 2년과정을 이수한 후 음악/체육 선생님이 된다. 음악은 음악교육 전공이 아니더라도 performance전공이나 honours전공을 이수한 후 교육대에 진학이 가능하지만 체육은 대부분 체육교육을 먼저 전공하는걸 추천하는 추세이다.
Q. 한국 학교 선생님과 다른 포지션이 있다면?
초등/중등
- Literacy support: 모국어 (영어/불어)를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1:1로 도와주는 선생님. 시간이 정해져 있거나 한 학생에게만 붙어있는게 아니고 담임선생님의 수업 중 들어와 같이 앉아서 관찰후 솔루션을 주거나 아니면 세션/평가를 위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수업에서 빼내서 1:1로 만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초/중/고
- Counselling: 각 학교에 대부분은 카운셀링 선생님이 있다. 다수로 심리학을 전공후 석사학위까지 있는 선생님들이 이 포지션을 갖으며 가정이 어렵거나, 부모님의 불화 등 가정환경이나 주변 환경으로 인해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과 1:1 상담을 한다. 굳이 학습이 어렵지 않더라도 마음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항상 문이 열려있다. 캐나다에서 이 모든 상담과정에서 나오는 내용은 기밀에 붙혀지고 아주 중요한 내용 (자살방지 등의 목적으로)은 교장과 담임에게만 따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생각하는 뒷말(?) 들이 학교 밖에 누설 될 경우 소송 당할 수 있다..
- Resource: 캐나다 선생님들은 든 학생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학습을 하는게 아니다는 전제를 가지고 가르치지만 특히나 ADHD나 자폐 스펙트럼인(neurodiverse) 아이들을 관찰하고 담임 선생님에게 코치해주는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관찰하며 1:1로 관계를 잘 맺은 후 아이들의 강점과 단점을 고려해 선생님이 가르칠 때 어떤 방법으로 다가가는게 가장 교육을 극대화 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주는 선생님.
- Educational Assistant: 선생 자격증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선생님으로써 담임 이외에 반에 내주하고 있는 선생님. 한 학생에게 지명되어 하루 종일 붙어있는 경우도 있고 각각 시간표를 따라 각 다른 반을 돌아다니면서 여러명의 학생들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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