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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지 Jul 12. 2021

코로나로 집에 갇힌 나에게 주는 위로

‘공간의 미래: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를 읽고 쓰는 글

수도권의 코로나 확산세가 강해지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올랐다. 주말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 콕 박히면서 심심함과 억울함을 달래기 위해 이 책을 들었다.


눈부시게 화창한 창문 밖의 여름을 그저 보기만 하는  억울하다. 친구들도 만나고 다. 통통한 볼이 귀여운 조카는 이제 알아서  걸어 다닌다고 하는데 아직 안아보지도 못했다. 분명 카톡이나 줌으로는 충족할  없는 친구, 동기, 선후배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시간을 들여 쌓아 올린 네트워크가 뭉텅뭉텅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든다.  끔찍한 전염병은 언제 끝이 날까? 우리를 포함한  세계 수많은 BT 기업, 제약사의 성과에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기후 위기로 인해 2, 3 전염병은 지속하지 않을까?


코로나 블루. 이런 우울한 감정은 물론 한 단어로 쉽게 정의된다. 하지만 시간이 남는 김에 이 억울함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고찰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깊이가 있는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공간의 미래: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는 내가 느끼고 있는 얼굴을 마주 보고 표정을 읽으며 같은 ‘공간’에서 소통하는 것에 대한 ‘갈증’의 원인을 밝혀주는 글이다.


‘공간’이 소유물로서 가지는 가치와 그 역사, 기원에 대해 건축학과 교수님 다운 해박한 지식이 공유된다.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로, 권력으로, 사회의 시스템으로 분석하는데 무척 흥미롭다. 예를 들면 공동체 의식은 시공간 공유로 강화되는 것이라서 불교와 기독교의 권력 차이를 3:52 또는 1:24로 분석하는 부분이나, 교장 선생님이 담임선생님보다 3.6배 정도 큰 권위를 가진다는 계산은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현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는 부분이다. 이런 내용을 읽고 이론을 신사옥에 접합해보면서 다양한 상상을 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또한 코로나 시대, 공간의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함으로써 ‘갈증’의 원인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책의 독후감(을 빙자한 추천 글)을 적게 된 것은 단순히 역사와 현실의 분석, 지식의 습득에 내용이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진 어른이 현업에서 개선할 수 있는 ‘미래’의 비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대면 대인 관계와 공동체 훈련 경험이 협소해지는 것을 보며 걱정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책에서 유현준 교수는 자신의 전문지식을 10 활용해 실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방향과 대안을 제시한다. 유토피아로 보이는 그의 미래 세상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렇게 인지한 사회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찰하고 전문성을 살려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자세와 삶의 태도에도 많은 자극을 받았다.


이 외에도 부동산에 대한 부분이나 심미적, 기능적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도 싫어하는 필로티 건물에 대한 분석과 대안, 지하 운송 터널 제안 등 재미있고 유익한 부분들이 많았다. 코로나로 사회는 이미 변했고,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이 변할 것이다. 이왕 자기만의 ‘공간’에 격리된 김에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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