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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케맨 Jun 27. 2024

직장인 도시락 일기(여름=오이)

오이지, 오이무침, 오이냉국, 오이오이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시작한 지도 2주가량 된 것 같다.

현미밥과 닭가슴살을 열심히 먹고 있지만 생각보다 살은 안 빠졌다.

몸은 꽤 상쾌해진 기분인데, 체중의 변화는 크게 없다. 반찬을 너무 잘 먹어서 그런가.


처음에는 도시락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았다.

매일 메뉴를 고민하고,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정성껏 포장해서 운반해서 먹고 설거지를 하기까지.

그 일련의 과정을 생각하면 갑자기 의욕이 사라진다.

그런데 별로 어렵지 않다. 겁먹지 마시라.


아내가 도시락 싸주는 당신이 할 말이냐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는데, 싸주는 아내도 얘기한 것이니 믿어도 좋다. 밥은 쿠팡에서 현미밥 사서 돌려 먹으면 된다.


1. 매일 같은 반찬을 먹자.

반찬 투정이 심하거나 반복이 싫은 사람에게는 쓸모없는 팁이겠다.


2. 주변에서 얻은 반찬을 활용하자.

결혼을 하면 은근히 주변에서 먹을거리를 많이 얻는다. (결혼장려)


3. 반찬가게를 가자.

주변에 음식을 해줄 사람이 없어도 상관없다. 동네 반찬 가게가 제일 맛있다. 여기서 삼색나물, 진미채 등 3팩에 만원 이런 식으로 파는데 이걸 이쁘게 담기만 해도 일주일은 끄떡없다.


4. 다이소에서 반찬 종이를 사자.

김치, 냉동 돈가스, 소시지 등 조리해서 바로 담기만 해도 되는 것들도 반찬 종이 위에 얹으니 꽤 그럴싸하다.


5. 전날 저녁 음식이 많다면 도시락에 덜어두자.

보통 저녁은 맛있는 걸 먹으니까 메인메뉴를 다음날 도시락에도 활용하자.


아무튼 재미 삼아 적어봤는데, 도시락 싸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밌다. 매일 점심시간에 도시락 통을 열 때도 설레고 기분이 좋다.


여름 반찬으로 정말 안성맞춤인 것은 오이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던데, 나는 아삭아삭한 오이가 좋다.

아내가 오이지를 담아서 무쳐도 주고, 맑은 걸로도 주고, 오이냉국도 담아줬다. 이걸로 일주일은 끄떡없다.

오이냉국의 오이는 아내 외할머니께 받았다. 가까이에 계시다보니 자주 놀러가곤 하는데, 직접 키우신 오이를 우리 주신다고 이것저것 반찬들과 잔뜩 주셨다. 아내가 그날 바로 송송송 썰어서 오이냉국을 한 냄비 만들어뒀다. 과일 좋아하는 아내 덕에 과일도 실컷 먹고, 시원한 여름이다.

반찬가게 나물과 아내가 해준 오이지
너무 풀밖에 없는 것 같아서 편의점 소시지를 하나 올려봤다.
전날 먹고 남은 우삼겹숙주배추찜과 어머니가 주신 마늘쫑, 할머니가 주신 갓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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