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꼬비 Sep 09. 2019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 차이나타운 (2)

모시


나도, 음식 유튜버?

그랩이 차이나타운 거리에 들어섰을 때, 선호가 가져온 캠코더로 창밖을 정신없이 찍었다. 알록달록 칠해진 골목들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먼저 갈 곳은 바로 국숫집. 국숫집에서 영상을 찍으며 음식 유튜버처럼 재밌게 먹방을 해볼 계획이었다.     


가게 이름은 "신키 비프 누들"로, 작은 중국식 국숫집이다. 흣쨔가 가져온 책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라 엄청 기대를 하며 가게에 들어섰다. 중국인 손님이 대부분인지 중국어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어떤 걸 먹을까?”

메뉴를 고민하던 우리에게 사장님이 건네준 건 다름 아닌 면 통?! 사장님은 여러 굵기의 면 중 어떤 걸 먹을지 골라보라고 말했다.



“음.... 난 이거!” “나도” “나도!”      

통통한 면을 고른 우리는 완자/삶은 고기도 택해야 했다. 완자 국수 하나와 고기국수 하나, 그리고 비빔국수 하나를 시켰다.     


“얘들아, 맛은 어때?”

캠코더를 들고 친구들을 찍었다. 음식 유튜버처럼 말해달라는 기대와 달리, 선호의 표정엔 물음표만 가득했다.

“왜 말이 없어?”

흣쨔가 묻자 선호는 묵묵부답인 채 흣쨔에게 접시를 내밀었다. 흣쨔도 우물우물, 그리고선 말이 없어졌다?! 설마 이 음식, 말을 못 하게 만드는 거니?     


안 되겠다, 궁금해서 못 참겠다. 나도 한 입 했는데 아, 친구들이 왜 말이 없어진 지 알 것만 같았다. 비빔국수가 굉장히 생소한 맛이었다. 갈색 양념장이라 짜장면 같은 맛을 기대했는데, 예상과 달리 생선을 갈아 만든 맛이 났다. 완자는 또 어떤가. 식감은 부드러운 햄인데, 햄의 짭조름한 맛은 없고 삼삼함만 남았다. 그나마 아는 맛은 국물뿐. 따뜻한 국물은 한국에서 먹는 멸치육수 맛과 비슷했다.     

맛 표현에 실패한 우리.


음식 유튜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차이나타운 신키 비프 누들


이전 15화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 차이나타운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