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복지로 시작해서 효율로 끝난다.

by Dan Lee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일부 정책이 바뀌었다고 한다.


주 2회 재택에서 주 2회 거점 근무로.

더 이상 집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지정한 공유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는 방식이다.

본사와 거점 오피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유 오피스 제공 회사의 거점 오피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거점 오피스가 출근이라는 것은 재택근무 환경에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그래도 회사는 거점이라는 옵션을 제공하면서 약간 쿠션을 주긴 했다.


그렇다 보니 기존에 재택근무 조건을 보고 입사한 친구들, 집이 멀어서 재택을 선호하던 친구들, 이미 재택근무가 일상으로 익숙해진 친구들에게는 출근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꽤나 작지 않은 변화이다. 정책 변화에 대해 반발이 나오고 입들도 나오고, 예견했긴 했을 거다.


회사는 왜 바꿨을까.


사실 재택근무는 선택이 아닌 강제로 시작했다.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우리를 비롯해 전 세계 기업들은 갑작스럽게 원격으로 근무를 해야 했다. 끝을 알 수 없는 원격 근무가 시작되었고 임시방편으로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너무나 잘 돌아갔고 일부 기업은 오히려 생산성이 올랐다고 했고 필요 없는 비용 지출을 하지 않아서 판관비가 엄청나게 절약되어 과연 왜 우리가 이 돈을 들려서 운영하고 있었는가를 점검하기도 했고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돌려받고 일부 자유시간을 더 보낼 수 있었다.


반강제적으로 재택은 복지 혜택이 되었다. 채용 시장에서 재택 가능 여부는 꽤나 매력적인 조건이 되었고 꽤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빠뜨리지 않았고 일부는 지금도 포함하고 있다. 이건 글로벌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그런데 기류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보면 2022년 이후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사무실 복귀를 굉장히 강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2025년부터 주 5일 출근을 의무화했고 애플, 구글, 메타도 출근 비중을 늘렸다.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리의 어려움' 아닐까 대외적으로는 협업 효율, 문화 유지, 신규 직원 온보딩을 위한 조치라고 하고 있지만.


국내도 뒤이어 네이버, 카카오 등 재택근무를 서둘러 적용한 기업들도 출근 비중을 조정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완전 재택은 생산성을 10~20% 낮추지만 하이브리드는 오피스 출근과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결과를 보인다고 한다. 물론 직무 특성, 팀 구성, 개인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다르긴 할 거다.


재택이 업무에 효율적인 경우가 있다. 혼자 집중해서 처리하는 업무인 글쓰기, 분석, 개발처럼 뭔가 혼자 빠져들어야 하는 일은 재택에서 오히려 효율이 높을 수 있다. 집에서 업무 공간이 충분히 보장이 된다면 익숙하고 조용한 환경, 이동 시간 절약, 컨디션에 맞춘 자율적인 시간 배분에서 높은 생산성으로 효과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다 먹고살기 위해 월급 받고 강남, 판교, 종로, 구로 등 회사가 집결해 있는 동네로 출, 퇴근을 하고 있지만 나만 혼자 타서 남이 운전해 주는 차가 아니라면 대부분 빡빡한 환경이라고 본다. 그리고 출, 퇴근 시간을 왕복 한 시간 내외로 하지 않는 이상 길게는 3, 4시간까지 하는데 주 2회 재택은 마음에 안식과 위안을 줄 수밖에 없다.


회사는 항상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이 있고 다양한 종류의 업무를 통해 회사가 운영이 되는데 재택 중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주는 효율의 문제는 분명히 발생을 한다. 채팅, 전화로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대면하여 간단히 끝낼 수 있는 일들이 제법 많다. 그리고 재택 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피드백을 받는 약속되지 않은 자리 비움이 회사가 얘기하는 관리의 어려움에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신뢰의 문제로 그 눈덩이가 커진다.


개인적으로 출근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렇게 크리티컬 하게 문제가 발생한 관리의 어려움이나 자리 비움의 불편함이 있었나 잠깐 생각해 본다.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대부분 해결은 했다. 그 불편함과 재택의 긍정적인 면을 어떻게 레버리지 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회사의 운영에 있어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재택의 축소와 폐지로 전환한다고 생각한다.

재택의 효율보다 출근의 효율이 더 높다는 의사결정이다.

수치적으로 비교해서 좋고 나쁘고 정리가 되지만 쉽게 얘기해 보면 재택근무가 월등하게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기존의 방식이 장기적인 운영 관점에서 유리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 시스템화가 어려운 것이다. 제도권 안에 있어야 하고 관리 안에 있어야 하고 눈에 보여야 하는 것이다.


재택을 반강제적으로 시작해서 복지로 확대 설계한 회사는 직원 만족도와 채용 경쟁력을 우선했지만 운영 현실을 반영하여 정책을 변경하는 것, 이 간극이 내가 속한 회사를 포함해 많은 기업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구조다. 그래서 해결이 어려운 것이고 없어지진 않겠지만 확대되지 않을 것이다.


직원들이 회사는 더 이상 재택을 복지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결정과 이런 현상과 상황들을 이해하면 좋겠다.

사람은 신뢰하지만 여러 사람들 모두를 신뢰할 수 없다.

ChatGPT Image 2026년 4월 10일 오후 02_54_39.png


작가의 이전글중3 참관수업 & 간병인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