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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 Apr 30. 2019

1. 새벽 5시를 꿈꾸면 삶이 달라질까?

직장만 다니는 삶에서 벗어나려면.

  새벽 5시를 꿈꾸면 삶이 달라질까?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달라진다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새벽 5시.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삶은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었을지도 모르고, 자기 계발서를 읽었을지도 모른다. 

  내 꿈과 자기계발은 잠시 다른 것에 의해 밀려있었다. 나는 워킹맘이다. 매일 늦지 않게 챙겨 하루를 시작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직장 생활도 잘하고 있다. 퇴근해 와선 아이와 놀고, 밥을 먹고, 씻고 씻기고 나선 잠든다. 처음 5시 기상을 생각했을 땐 아이가 자는 시간에 맞춰 잤다. 그럼 5시쯤 기상하게 될 줄 알았다. 내 수면시간은 7시간쯤이니까. 

  그런데 5시쯤, 눈을 한 번 뜨고 시계를 확인하긴 하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어젠 힘들었으니까, 밤새 아이가 뒤척거려 나도 잠을 못잤으니까, 지금 일어나면 하루종일 피곤해 일에 방해가 될 테니까. 나에게도 다 나름의 이유와 사정은 있었다. 하지만 6시가 넘어 일어난 아침은 항상 바빴다. 바빴지만, 뭔가 빠진 느낌이 있었다. 공허했다. 

  그러니까 난 그냥 직장만 다니고 있었다. 더이상 운동을 하지도, 글을 쓰지도, 책을 읽지도 않는 삶. 직장만 다니기도 버겁다고 말하는 삶. 그러면서 만족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조금씩 우울해졌다. 웃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우울했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우울했다. 아침에 일어나지 않고 뒤척이며 우울했다. 쭉 이렇게 살게 될까봐, 너무 겁이 났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몰랐다. 몇 번쯤은 정신을 차려보겠노라고 운동을 나갔다 왔다. 기분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다시 연달아 운동을 나가지는 않았다. 11월 초인데도 새벽은 벌써 겨울이었다. 밖은 너무 추웠다. 기분 전환엔 청소라기에 청소를 시작해보았다. 내 마음처럼 집은 너저분했다. 여기저기를 닦고, 버리고, 물건들을 제자리로 옮겼다. 하지만 몇 시간 후면 집은 다시 너저분해졌다. 결국 다시 핸드폰을 들고 소파 아래에 가 웅크리고 스크린을 이리저리 넘겼다.

  일어나고 싶고, 일어나야 한다는 걸 아는데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해야 일어나냐고 묻고 싶었다. 다들 냉정한 눈으로 '그냥 니가 일어나, 니가 해야 할 일이야.'라고 말할 것만 같았다. 혹은 다정한 눈빛으로 '꼭 일어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누워 있어, 다들 그래.' 라고 말했다. 답답했다. 친한 언니에게 새벽에 일어나지 못해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언니는 워킹맘은 그런거라고, 원래 그렇게 힘든 거라고 말해줬다. 니가 지나치게 너에게 높은 기준을 가지고 사는 거라고, 못 일어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 말이 '넌 그렇게 니가 대단한 줄 아니?, 그냥 평범하게 살아'로 들렸다. 물론 나를 위로하느라 한 따뜻한 말임을 알지만, 난 다르다고 말하고 싶었다. 난 진짜 변하고 싶고 해내고 싶었다.

  그러고도 난 한참을 잠겨있었다. 몇 번은 허우적대다가 수면 가까이 나오고 숨을 몰아쉬었지만, 또 저 밑에서 누군가가 내발을 잡아당겼다. 그럼 또 여지없이 숨을 삼키고 물밑으로 끌려내려갔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내가 정말 나를 구원하게 될까. 난 변하고 싶었다. 


  정말 오랜만에 조금 일찍 일어났다. 물론 요근래 이런 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오랜만이었다. 계속 글을 쓰고 싶다. 왜냐고 물으면 이젠 모르겠다. 어렸을 땐 글쓰기가 좀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한데. 이젠 그냥 써야 마음이 편하다. 근데 시작이 힘들다. 이 글이 날 다시 수면 위로 올려놓아주길 간절히 기도한다.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만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난 그것만으로 버겁다고 말하고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지내는 것이 더 우울했다. 뭔가 해야만 했다. 아마도 새벽 5시가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젯밤 유튜브에서 새벽 5시 기상 영상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아래 연관 영상을 연달아 보았다. 66일의 습관 만들기. 유명한 어떤 연구에 의하면 66일이면 습관이 완성된다고 했다. 보통 습관을 만드는 데 3달이 걸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66일이면 2달이 조금 넘는 시간일 뿐이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턱대고 다이어리 한쪽을 할애해 이 습관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의 힘을 믿기로 했으니까, 현재 진행형으로 이미 이룬 것처럼 확언을 쓰고, 아래에 습관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써보았다. 


* 이 기간 동안 수면 최소 7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일어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 늦은 시간 약속을 만들지 말자! (최소 9시  귀가) 적어도 습관을 만드는 66일간은 꼭 지킨다.
* 몸의 피로도를 파악하자. 어제는 너무 피곤했으니까, 같은 자기 합리화를 피해야 한다.
* 저녁 시간의 분위기를 만들자.(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낮은 조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 시간) 
* 가능하다면 20분, 2회의 낮잠 시간을 확보하자.
* 저녁 8시 이후 휴대전화 사용 금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수면에 방해가 된다.

 

  최소 7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려면, 밤 10시 전에 잠들어야 한다. 나에게는 너무 초저녁 같은 시간이지만, 시작하기로 했으니까. 어제저녁 10시, 단호하게 불을 끄고 잠들었다. 


  결과는 어떠했겠는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가. 

  아니다. 

  나는 밤 11시 반까지 뒤척거렸다. 그 시간에 자 본 기억이 없는데 쉽게 잠들리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새벽에 여러 번 잠을 깼다. 새벽 3시, 3시 반, 4시 반. 그러고 나서야 알람이 울렸다. 꼭 내일 소풍을 가기로 한 아이처럼 여러 번 깨서 혹시 늦지 않았을까, 시계를 확인해야 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5시에 일어났다. 양치를 하고, 소파에 앉아 물을 한 잔 마시면서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첫날, 새벽 5시에 기상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엄청난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이 감정은 내 삶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내 안에 뭔가 반짝이는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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