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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 Oct 28. 2024

48. 사랑이가 없었다면 엄마 아빠는.

(사랑) 엄마, 여자는 어른이 되면 다 엄마가 돼?

(엄마) 아이가 있으면 엄마가 되고, 아이가 없으면 엄마가 아니지. 엄마가 아닌 여자도 많아.


(사랑) 엄마, 엄마는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되게??

(엄마) 엄마는 사랑이가 없으면?

사랑이가 없다라... 상상도 하기 힘든데... 뭐라 답해야 할까?

나는 그냥 아이를 꼬옥 껴안았다.


(엄마) 나는 사랑이 없이는 몬사는데에~?

아이를 간지럽히자, 아이가 내게서 벗어나려 애를 쓴다.

(사랑) 아니 장난하지 말고.

(엄마) 응?

(사랑) 엄마는 사랑이 없으면 어떻게 되게?

(엄마) 엄마는 사랑이 없으면 안된다고~~


(사랑) 아니~. 엄마는 사랑이 없으면 아줌마되지. 아빠는 아저씨되고~

(엄마) ......

(아빠) 아빠는 벌써 아저씨야.

(사랑) 진짜?

(엄마) 응. 엄마도 아줌마야.

(사랑) 아니야~ 엄마는 아줌마 아니야! 엄마는 사랑이 키우니까 엄마잖아. 그러니까 아줌마 아니야.

(엄마) 그러네. 사랑이 엄마네. 아줌마 아니고.


그제서야 딸의 표정이 풀린다.

(사랑) 그러니까 엄마 아빠가 사랑이랑 가족이 된 거지. 아줌마 하기 싫고 엄마 하고 싶어서. 맞지?

씩 웃으며 제 할말은 다 했다는 듯 다시 바나나를 먹기 시작한다.


(엄마) 사랑이 말이 맞네. 아줌마하기 싫고 엄마 하고 싶어서 사랑이랑 가족이 된 거 맞네.

'거 봐, 내 말 맞지?'하는 딸의 표정을 보며 아이의 말을 되풀이했다.

(엄마) 우리 사랑이는 어쩜 이렇게 아는 게 많을까? 똑띠네.

(사랑) 엄마!

(엄마) 응?

(사랑) 바나나 한 개 더 먹어도 돼?

(엄마) 하나 더 줘? 먹어, 먹어.


그래, 난 그냥 '아줌마'로 늙어가고 싶진 않아서 너와 가족이 된 거지. 꼭 너의 '엄마'로 살고 싶어서.

사랑아, 네 엄마로 살 수 있어서 영광이야. 고마워. 날 '엄마'로 만들어줘서. 예쁜 내 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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