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꿔주는 한 마디, 행동하라'
내가 운영하는 독서습관만들기 단톡방에는 특정 매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분이 계시다. 우연히 본 그 분의 칼럼은 무겁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생각할꺼리를 던져주었다. 좋은 글은 나누자는 생각에 칼럼을 단톡방에 공유해주실 수 있는지 요청드리자 기꺼이 월요일마다 새로운 칼럼 링크를 올려주신다.
'삶을 바꿔주는 한 마디, 행동하라'는 4월 8일에 공유해주신 칼럼 제목이다.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니 변화는 행동으로 옮길 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칼럼 초반에는 칼럼니스트 지인이 등장하는데, 영락없는 내 얘기여서 웃음이 나왔다.
'이 지인은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만큼 계획도 잘 세운다. 계획대로였으면 무엇인가 벌써 시작을 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그때까지 달라진 게 없다. 왜 시작하지 않았는지 물어보면 어려워 보여서, 시간이 없어서, 다른 일이 생겨서 등등 핑계를 대며 상황을 얼렁뚱땅 넘어간다.'
어쩜 이렇게 제대로 아는지 신기할 정도다. 모든 핑계가 내가 하던 말과 똑같다. 물론 정확히는 지금보다 몇 년전 내 모습에 가깝지만.
행동하기는 정말 어렵다. 오죽하면 많은 자기개발서가 행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까. 미라클모닝부터 습관 만들기까지 말이다. 누군가를 평가할 때 성실함과 꾸준함이 중요한 기준인 걸 생각하면 행동으로 보여주는 건 어렵지만 꽤나 가치있다.
게으르고 의지력 약한 내가 행동으로 옮기는데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내가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다. 심리학 용어로는 '메타인지'라고도 하는데, 메타인지 능력이 높을 수록 나의 장단점을 잘 알고, 어떻게 보완해야하는지도 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 수록 메타인지가 높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어느 순간 무기력하고 능률이 전혀 오르지 않는 때가 찾아온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건 일 자체를 하기 싫은 인간 본성(?)과는 또다른 종류의 어떤 것인데, 규모가 작은 공간에서 일정시간 있으면 그 자체로 힘들어진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 후로 몸이 아프지도 않은데 이유없이 게을러지려고하는 날엔 무조건 카페에서 일을 시작한다. 내 방과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서너 시간 정도 머물다 집으로 돌아가면 남은 시간은 꽤 견딜만해진다.
이 깨달음이 중요했던 이유는 원인 모를 무기력함, 그럴 때마다 덩달아 찾아오는 감정기복 등이 결코 내가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이어서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계기였기 때문이다. 그건 그저 환경을 바꾸면 해결되는 문제였을 뿐이다.
그 후로 행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나면 나 자체가 문제인지 주위의 다른 것들이 나를 방해하는 것인지 구분해서 살피려고 한다. 메타인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이므로 지속적으로 나 자신을 관찰하는 행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관찰로 얻은 또다른 깨달음으로 나는 강요는 싫어하지만 자발적 강제는 좋아한다는 것, 어떤 종류의 것들은 무리지어할 때 성과를 더 잘 낸다는 것 등이 있다. 이것이 내가 몇 가지 챌린지를 하는 이유이며 행동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메타인지가 높아졌다고해서 언제나 행동하게 되지는 않는다. 지난 며칠처럼 업무에 지쳐 그저 쉬고싶을 때도 있고, 마음에 쏙 드는 음악을 만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사춘기 소녀마냥 감성에 빠져들고싶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으므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렵다면 자기 자신을 살피는 것부터 시작하자. 메타인지를 높이면 행동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