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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J Mar 24. 2021

그 목요일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링컨센터의 무료공연 - David Rubenstein Atrium

링컨센터 Lincoln Center


익히 잘 알려져있듯이, 뉴욕에서는 세계적인 뮤지컬과 음악회, 뮤지션들의  공연들이 매일 열리는 곳이고, 그 수준 또한 다양하고 콘텐츠가 다양해서 말그대로 '문화 향유'로는 이만한 도시가 있을까 싶다. 

그러한 다양한 공연들을 볼 수 있는 곳 중에 링컨센터는 여러 장르의 수준높은 공연을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종합예술공간이며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한번쯤 방문해도 좋을 멋진 공간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링컨센터에는 11개의 예술단체가 상주해 있다. 뉴욕 필하모닉의 전용 홀을 비롯해 뉴욕시티오페라단과 뉴욕시티발레단이 함께 사용하는 뉴욕주립극장 등 10개 가까운 다양한 공연장에서 거의 매일 클래식 공연부터 대중가수의 공연까지 열리는 환상적인 공간이 바로 링컨센터다.

게다가 무료공연까지 볼 수 있다면? 꼭 한번 쯤 봐야하지 않을까. 아니 놓치면 아쉽다. 


 조시 로버트슨 플라자. 뒷편에 보이는 건물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다.


Target Thursday


그 무료 공연은  Target 링컨센터 내의 데이빗 루빈스타인 아트리움 David Rubenstein Atrium에서 열리는 Target Thursday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에 열린다.

뉴욕에서 맞는 첫번째 목요일. 그날 오후에는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너던 중이었다. 중간쯤 건너려는 찰나에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서서히 끼면서 잔뜩 흐려지기 시작했다.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아름다운 곳이 뉴욕이긴 하지만 다리를 마저 건너서 브루클린까지 비오는 날 가는건 그냥 좀 하기 싫었다. 초반에는 상당히 전투적인 뉴욕라이프를 계획했던 나는 비가 올때 할만한 것들을 몇가지 생각해 두었었는데 - 천둥번개가 쳐도 아파트에 박혀 있는 일은 용납할 수 없었다 - 그것들 중에는 도서관이나 브로드웨이 공연도 있었고, 또 링컨센터의 이 공연도 있었다. 잠시 망설였지만 링컨센터의 Target Thursday 공연을 보러가기로 했고 가던 길을 돌아 메트로를 타고 66St-Lincoln Center역에서 내렸다.

아, 이곳이 링컨센터구나. 한때 즐겨보던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가 버거를 만나고, 캐리가 오스카 드 라 렌타 핫핑크 드레스를 입은 캐리가 알렉과 춤을 추던 그 곳이었다. 

구석구석 들어가볼 순 없고 발레시어터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가 보이는 조시 로버트슨 플라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데이빗 루빈스타인 아트리움 David Rubenstein Atrium으로 향했다.

 

데이빗 루빈스타인 아트리움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공연 시작까지 1시간 여가 남은 6시 30분. 객석은 이미 반 이상이 차 있었다. 공연장 안에 있는 Wichcraft에서 주문한 샌드위치와 라떼를 먹으며 아이패드를 만지작 거리며 기다리다보니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무료 공연임에도 관객들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다. 꽤 차려입은 관객들도 많았고 연령대도 다양해 보였다. 공연 수준도 꽤 높아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는데 진짜 그런건지 기대가 많이 되었다.


 

오늘의 공연은 Lora-Faye.

나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낯선 아티스트다. 브루클린 출신의 가수이자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멀티플레이어라고. 요즘도 계속 활동을 하는지 모르겠네.


Lora-Faye ©https://sheshreds.com/arthur-moon/



그녀의 공연은 차분하지만 힘이 있고 관객들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한시간이 어떨에 지나가는지 모를만큼 그녀와 그녀의 밴드의 음악에 빠져있다 보니 어느새 마칠 시간이다.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을 안내해주는데 가능하다면 다음주에 또 와야지 생각했다. 

그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는 사실.

그래서 다시 검색해보니 아마 코로나19 시국에 링컨센터 전체가 문을 닫은듯 하다. 미국에서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었던 곳이 뉴욕이었으니 더 그럴법 하다.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연을 보고 나오니 거리는 촉촉하게 젖어있고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비오는 도시는 춥고 스산하지만 건물들과 빛이 빚어내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고 비에젖은 광장과 건물들의 조화가 참 예뻤다. 비와 사투를 벌이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그 이후에도 공연을 보러 한번 더 갔었는데, 그때는 비는 안왔지만 해질녘 웨스트65번가를 지나면서 환상적인 맨해튼헨지 Manhattanhenge -라고 여겨지는 햇빛- 를 경험할 수 있었다. 

맨해튼 헨지 Manhattanhenge는 뉴욕 맨해튼에서 매년 5월 말, 7월 초에 태양이 질때 거리와 태양이 일직선으로 놓이면서 햇빛이 바로 비치는 현상을 말한다. 


맨해튼헨지가 맞을까? 오른편 건물은 줄리어드 스쿨이다.


여러모로 나에게는, 참 인상깊은 공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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