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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J Sep 20. 2018

콜비 칼리지에서 즐기는 작은 음악회

콜비 칼리지 Colby College 가는 길


보스턴에 도착해 시차 적응도 되기전 우리가 향한 곳은 워터빌(Waterville)이라는 도시다. 워터빌은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약 150마일, 약 240km 정도 떨어져 있는 메인주(State of Maine)의 주도이며, 또 우리에겐 (사실 아주 유명하진 않지만) 콜비 칼리지colby college가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온통 초록초록 했다.

가는 길 중간에 잠시 스타벅스가 있는 몰에 잠시 들렀는데, 스타벅스와 안과가 마주보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어딜가나 쉽게 볼 수 있는 성조기
스타벅스와 안과 입구가 하나로 되어 있다.


사실 나와 별 인연이 없는 콜비 컬리지까지 간 것은 음악회를 보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나의 올케의 작은 연주회가 이곳에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연주회가 끝난 후 퀘벡여행까지 예정되어 있는 터라 온 가족이 이곳으로 총출동한 길이었다.

사실, 난 내 (올케될 사람이었던) 내 동생의 여자친구를 내 동생의 결혼식에서 처음 봤다. 동생의 결혼식인데 그 어색함이란... 그리고 결혼 후 곧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시누 올케사이가 된 우리는 그다지 가까워지거나 친해질 겨를이 없기도 했다. 결혼 후에도 내가 여러번 미국을 오가는 중에도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을 못 봐서 내내 서운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닿았을때 꼭 보고싶기도 했다.

보스턴에서 출발해서 3시간 쯤이 지나 워터빌에 들어섰다.

이렇게 한가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작고 아담한 시골인 듯 싶었다.

콜비 컬리지 가는 길에 만난 워터빌의 풍경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콜비 컬리지.

도시와 한 몸인듯 아닌듯 이 학교도 온통 초록초록이다.

그냥 '넓다'라고 말하기엔 좀 서운한데, 이렇게 미국의 대학교를 와보거나 하면 늘 이들이 가지고 있는 땅 '크기'의 축복에 대해 생각해본다. 물론 이들도 사람들이 모여살고 복잡한 곳은 세계 어느곳 못지않게 비싸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누릴수 있는 이 땅의 여유.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하지만, 참 심심하다. 이 곳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거나 혹은 시험이 끝나면 어디에서 놀까 싶을 정도로 학교 근처에 번쩍번쩍 하는 곳이라곤 찾아볼수가 없다.

콜비 컬리지


올케의 연주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 잠시 들러 식사를 한 콜비 컬리지의 학생 카페테리아.

각종 야채, 과일은 물론 소시지, 감자튀김, 파스타, 피자 종류는 물론이고, 직접 만들어먹는 크레페, 음료에 루트비어까지. 여느 왠만한 부페식당 부럽지 않은 학교 식당의 클래스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오자 오후 시간엔 조용하기만한 했던 학교에 어디에서 뭘 하다 나오는지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학교라는 것이 실감날 정도로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콜비 컬리지의 학생 카페테리아


Music at Colby 2018이 시작되었다


연주가 열린 곳은 콜비 컬리지 내에 있는 Lorimer Chapel이다.

이런 곳에서 열리는 공연에 얼마나 사람들이 올까 싶었는데 시간이 가까워오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평범하게 차리고 온 나이 지긋한 노인들과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까지.

Philharmonia Boston String Players의 music at colby의 막이 올랐다.

지휘자가 연주자들의 앞에 서고 관중들과 눈높이를 맞춘 연주자들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건 어불성설일테고,

나는 그냥 이 분위기가 감동스러웠다. 그들이 사는 작은 도시의 대학교에 있는 교회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 그 곳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사람들.


1부의 공연이 끝나자 사람들의 박수는 잦아들줄 몰랐다.

연주자들의 면면을 보면 다들 출중한 경력의 소유자들인데, 이렇게 작은 무대도 소중히 여겨 달려온 것도 대단하게 느껴지고, 또 그 공연을 기꺼이 즐기는 사람들도 멋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쉽게도 그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던 조카카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에 나와야 했기떄문에 공연을 끝까지 즐기지 못한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이 초가을에 대학 캠퍼스에서 즐긴 공연이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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