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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Sep 02. 2022

[ 순간과 시간의 차이 ]

노을이 물드는 시간처럼.

오랜만에 옛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해외 일정이 많은 나에게는 일반 통화보다는 메신저나 앱을 통한 통화가 더 익숙하기도 하다.

언젠가부터 너무나 익숙해진 디지털의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MZ세대에게는 모바일 디바이스는 생활에 있어서 공기와 같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다.

직접 눈으로, 손으로, 피부로 느끼기보다는 매개체를 통한 소통과 정보의 획득이 보편화되고 일반화된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마음에 담아 가면 좋을까?


 나는 순간을 담는 사람과 시간을, 흐름을 담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비롯한 많은 Social Network을 통해 사람을 평가하고 이해하려고도 한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정적인 순간인 사진이 주요 콘텐츠이다. 물론, 동영상도 올릴 수는 있다.

포스팅된 사진의 주변은 너무나 난잡한데도, 사진에 담기는 그 부분, 그 순간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그 이미지를 더 크게 확대 해석하고, 자기만의 상상으로 그 사진을 기억하고 저장한다.


그 사람 자체를 바라보기보다는

그 사람의 명함에 담긴 회사나 직책, 숫자로 표현되는 그의 모습을 통해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일지 모르나, 그것은 그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최근, Tinder swinddler라는 Netflix Documentary를 보았다.

Tinder Swinddler는 데이팅과 친구를 사귀기 위한 Tinder라는 앱을 통해 발생한 사기의 방식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진행된다. 계획적인 로맨스 사기에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앱(Social Networking Apps)이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다. 그것을 이용하는 악한 마음이 그 앱을 악의 도구로 만든 것이다. 디지털 문화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앱(Apps)은 필요한 도구이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칼의 경우도 누구의 손에 쥐어지냐에 따라 가족을 친구를 위한 도구가 되지만, 또 누군가의 손에 쥐어진다면 범죄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과 공감은 우리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 공감과 소통에 대한 신뢰를, 순간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신뢰'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때쯤이면 좋겠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물들어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물들어가는 노을을 바라보는 이 밤이, 시드니에서의 가장 매력적인 밤으로 기억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스며들고, 누군가와 시간을 함께 나눈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그 사람, 그 인생을 함께 만들어가려고 하는 노력이 아닌가 싶다.


순간의 매력보다

시간 속에 담긴 그 사람의 삶을 더욱 사랑하고 담고 싶다.


함께 보냈던 시간이 순간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고, 그 모든 것들이 내 삶 속의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사람이 있다.

순간도 시간도, 모두 소중한 것이다.

누군가의 시간이 순간으로 끝나버리지 않고, 함께 시간을 담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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