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개설하고 운영하게 된지 몇 달도 되지 않았을 때,
살면서 처음으로 겪는 사이버불링을 당하게 되었다.
내 입장에서 가해자라고 느끼는 사람은 사이버불링이라는 것에 대해 극구 부인을 했더랬다.
이 유치한 일의 발단인 백그라운드를 먼저 설명 드리자면,
나는 유튜브 콘텐츠를 심즈(Sims)라는 게임으로 정했다.
왜냐하면 내가 한 플레이를 추억으로 삼고자 한 게임은 어릴때부터 해왔던 심즈가 유일했기 때문.
*심즈
국내에서 심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그리 많지가 않다.
심즈라는 게임자체가 워낙 오래되었기도하고,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에 관심이 없다면 더더욱 모를 게임일것이다.
심즈 관련하여 꽤 알려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 내 영상에 이메일 주소를 물어보았고
나는 내심 기쁜 마음에 메일 주소를 흔쾌히 알려주었다.
근데 받은 메일은 내 입장에서 꽤나 머리가 띵하며 동시에 심즈 게이머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내용이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팬들이 제보를 해줬다. 당신의 심즈 캐릭터가 내가 만든 캐릭터랑 똑같이 생겼다. 내 심즈 캐릭터를 다운로드받아 수정해서 사용하는것 아닌지? 내 캐릭터를 다운로드 받아서 플레이하는 사람도, 심즈 캐릭터를 잘만드는 사람도 같은 캐릭터라고 말하더라" 는 내용이다.
대체로 수준높은 글들이 난무하는 브런치 구독자들이시라면 이 글을 읽자마자 몇가지 의문이 들거라 생각한다.
1. 타인의 의견뒤에 숨는 회피성
2. 캐릭터를 잘만드는사람, 이미 다운로드받아 플레이하는 사람이 동의했다는 것이 이 논점에 증거 또는 근거가 될 수 있나?
그 외에도 의아한 부분은 많지만 가장 베스트파트는 이 두가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메일을 받고 그 사람의 캐릭터를 찾아보니 헤어(그라데이션이 들어간 롱헤어) 아이템 외에는 도저히 무엇으로 이 메일을 보내게 된 트리거가 된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1) 캐릭터 아이템을 그 사람이 직접 만들었나? - X
(2) 마녀/마법사 캐릭터가 흔하지 않은 캐릭터인가? - X
(3) 팬들이, 캐릭터를 잘만드는 사람의 첨언이 타인을 의심해도 되는 뒷받침이 될 수 있는가? - X
나는 모두 X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헤어 스타일과 마법사라는 클리셰 외에 무엇이 내가 타인의 캐릭터를 다운로드받아 "수정"했다는 모욕을 받게 만든걸까?
나는 그때도 지금도 돌이켜봐도 솔직히 말해서, 첫 메일 내용부터 자기주장이 없다고 느꼈고
주변의 부추김에 조종당하여 메일을 보낸걸로 느꼈다.
나는 즉시 답장을 했다. "나도 심즈를 10년 넘게 했던 사람이고, 캐릭터를 만들줄 모르는 것도 아닌데 굳이 타인의 캐릭터를 수정해서 내꺼라고 할 이유가 무엇이며, 당신의 캐릭터를 어느 경로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나?"라고 물었으나 마지막까지 어디서 어떻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캐릭터인지는 현재도 의문이다.
이 반문에 대해 돌아온 답변을 요약하자면, "너 라방에서 내 팬카페 분위기 좋다고 얘기했다며? 내 팬인줄 알았는데 아니야?" 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거기서부터 나는 말문이 막혔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잡아줘야 할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조금 더 지성인이였다면 1부터 10까지 차근차근 오류를 짚어 줬겠지만, 나는 그리 지성인도 아니고 인내심이 깊은 사람도 아니다.
그 후로 시간이 지나 나는 유튜브 운영을 지속할 마음도 사라지고, 그 사람이 말한 바대로 그 사람과 팬들, 캐릭터를 잘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이버불링을 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이미 답장을 한 번 보내었으나 회신을 못받은 상태였고 그래도 한번 더 컨택을 하여
나는 말했다.
"외주업체를 찾아 비용을 지불하여 캐릭터 파일의 코드를 다 뜯어보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시시비비를 가리고싶고, 사과를 받아야겠다." 라고 했고
결국 그 사람은 "심즈하는 사람들은 다 착하니까/ 의심해서 미안했다"라는 사과를 했다.
마지막 사과까지도 개운치 않았지만 나는 거기서 멈췄다.
위에 서술했듯이 근본적으로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오류를 지적하고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오만하기도하고 그럴 에너지도 없기 때문에.
그 후로 나는 어떻게 되었나?
유튜브는 지속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내 라이브 방송에 들어와 엿듣고 전달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피해망상, 사실이 아님에도 나보다 유튜브를 오래하고 팬이 많다는 이유로 거짓을 진실로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일 자체를 유치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어찌됐든 사과를 받았는데도 질질 끄는 내가 유치해보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구겨진 종이는 깨끗하게 펼칠 수 없는 것 처럼,
사과를 받는다 한 들 내가 힘없는 초보 유튜버로서 발을 디딘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그러한 공격이 가해진 것에 대해서는 많은 트라우마를 남기기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데에 있어서 근본적인 원동력이 조금씩 자존심과 아집으로 좀먹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반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고, 엮이지 않으려해도 심즈라는 파이가 워낙 좁기 때문에,
우연히라도 이름을 보게되면 굳어져버리는 내가 너무 나약한 것 같다.
더 긴 시간이 지나가다보면 언젠가는 이 상처가 아물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