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가와 달리 외가 쪽 어른들은 엄마를 포함해서 매우 성숙하면서도 단호하며 올바른 방향으로의 주관이 뚜렷하시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상 어린아이가 된 기분인데, 이 부분이 좋을 때도 있지만
정체성에 혼란이 올 때도 있다.
가령, 나에게는 진심으로 우리 고양이가 나를 사회로 나가게 해주는 이유이자 일을 하러 나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인데 이런 얘기를 털어놓으면, 사람과 짐승의 경계를 나누며 "요즘 애들은~"이 나온다.
어떤 말씀이신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고, 그런 허영이나 허풍을 떠는 사람도 분명 많겠지만
나는 용기 내어 말하는 진심이었는데도 그 무게가 전달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한다. 세대 차이라는 것은 가끔 옳은 말과 행동도 색안경처럼 색이 가려질 때가 있는 것 같다.
나만해도, 회사든 학원이든 어딘가에서 친해진 20대 친구들을 보면 어떤 말을 해도 귀엽고 천진난만하게 받아들여져서 그 친구들이 느끼는 실제 무게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고 스스로 느껴지곤 하니까.
아마도 세대 차이 앞에서는 영원히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가 어른들 앞에서는 그냥 어릔이가 되어 적당한 말과 사회성을 드러내는 게 가장 좋은 스탠스겠지.
내가 사랑하는 아이를 낳고 기르고 사회로 내보낸 어른들의 마음을 모르듯이
사랑하는 존재와 말이 통하지 않고 다른 종이라는 벽 앞에 서있음에도 이 존재의 온기 하나에, 보드라움 한 번에 모든 노고와 무게가 스르르 녹아내려가는 느낌을 그분들도 모를 것이다.
뭐, 자주 연락을 드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만 먹고 기생충처럼 살아가는 친가 쪽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주어진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시고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외가 쪽 분들이라도 존재하니
아주 가끔은 어릔이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연락드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