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을 함께 한 와이프
1. 13년 전 오늘 우리는 9년의 연애를 마치고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와이프는 22살, 나는 25살일 때 처음 만나 22년이 지났으니 와이프의 경우 올해가 딱 생의 절반을 나와 함께 한 셈이다.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와이프의 미모에 반해 첫 데이트날 시도한 대시에 사귀게 되었고, 첫 남자친구였던 나와 결혼까지 하게 된 와이프는 늘 연애는 많이 해 보고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이미 늦었다)
어쨌든 13번째 결혼기념일은 동네 가보자 하고 점찍어놨던 파스타집을 가서 레몬오일파스타, 바질페스토 파스타, 크림 버섯파스타에 와이프는 하이볼까지 한잔 곁들였다. 어릴 적 와이프를 일찍 만나, 짝을 찾기 위한 에너지 낭비를 안 했다는 점에서 와이프에게 늘 감사한 부분. 늘 생각하지만 와이프는 나의 부족함을 잘 채워주는 사람이다. 와이프를 만나지 않았다면 난 아마도 불완전하고 부족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2. 오늘 보름달 존재감.. 아파트 사이에 박아놓은 대형 조명처럼 어찌나 밝고 큰지.. 와이프와 딸아이는 한참을 서서 달 사진을 찍어댔다. 아이폰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직접 눈으로 봐야지만 느껴지는 존재감.
얼마 전 태양의 자기장 폭풍 때문에 전 세계 곳곳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던 그때.. 어찌나 오로라를 실제로 보고 싶어 했던 와이프의 심정이 이해되는 오늘 달의 모습. 너 참 멋지구나
단상의 기록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