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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Mar 08. 2024

토리야마 아키라를 추모하며

유년시절을 가득채웠던 드래곤볼과 닥터슬럼프

3월 1일 고인이 되신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였던 시절, 아이큐점프라는 주간지 만화책이 있었다. 거기서 연재되었던 드래곤볼. 그때 당시 아이들은 매주 드래곤볼만 나오기를 기다렸고, 아이큐점프는 순식간에 돌려본 아이들에 손에 의해 금방 너덜너덜해지곤 했다. 헐크호건, 워리어가 나오던 WWF와 후레시맨으로 대표되던 전대물 등이 비디오 쪽을 지배했었다면, 만화책으로 아이들은 사로잡았던 건 단연 드래곤볼과 닥터슬럼프였다.
 

특히 친구와 몸으로 부딪치며 놀았던, 시커먼 남자아이들에게 세계에서 아니 우주에서 제일 강한 존재들이 계속 더 쎈 적들과 싸워 이기는 단순한 계단식 스토리 구조의 드래곤볼은 마치 남자아이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이자 바이블과도 같았다.  


나는 드래곤볼보다는 그때 당시 손바닥만 한 500원짜리 해적판으로 나왔던 닥터슬럼프를 더 좋아했는데.. 토리야마 아키라의 4차원 개그코드가 너무나 재미있었고, 특히 스타워즈, 수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득 나온다는 것도 깨알 같은 즐거움을 주었다. 특히 오토바이에서 내리면 죽는 운명의 <오토바이 꼬마>를 제일 좋아했다.


오토바이 꼬마는 오토바이에서 내릴수가 없어서 용변을 보기 위해 바지에 구멍이 뚫려있다.


특히 토리야마 아키라가 천재라고 느낀 건 어디서 보지도 못한 메카닉을 그럴싸하게 정말 잘 그린다는 것이었다. 정말 있을 것 같은 소형 자동차, 로봇, 여러 가지 메카닉적인 탈것들을 여러 각도에서 구현해 낸다. 무려 30년 전에 말이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 긴박감 넘치는 연출, 천재적인 메카닉 디자인, 그리고 병맛 개그코드까지... 가난하고 답답했던 내 어릴 적 유년시절의 커다란 빈틈을 가득 채웠던 드래곤볼과 닥터슬럼프를 그렸던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이제는 세상에 없다니.. 슬픈 감정이 체감되기보다는 이렇게 또 한 시대가 지나가는구나 싶다.  



나의 유년을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리야마 아키라작가의 명복을 빕니다.


단상의 기록 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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