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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Mar 27. 2024

나의 브랜딩 광고 이야기

2017년 아카페라 사이즈업 채수빈 편

채수빈 씨를 모델로 촬영했던 빙그레 아카페라 사이즈업 광고 


15년간 광고대행사를 다니는 동안 실제 광고 영상을 본격적으로 만들게 된 건 2016년부터 퇴사하기까지 2년 반 정도였다. 첫 브랜딩 캠페인으로 광고제에서 상도 많이 받고, 마케팅적 성과도 좋았던 빙그레 끌레도르 캠페인부터.. 삼성 디스플레이, 메디포스트, 파고다어학원, 등등 특히 당시 광고주였던 빙그레 마케팅팀과는 합이 잘 맞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꼽으라면 <아카페라 사이즈업> 캠페인이었다. 

다른 프로젝트의 경우 다른 AE나 카피라이터 분들의 크리에이티브가 더 많은 지분을 차지했었는데.. 유독 이 프로젝트는 나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된 프로젝트로 최초 아이디어, 기획, 제안서, PT부터 브랜드 광고, 미디어 전략과 캠페인, 성과까지 모든 과정이 최초의 아이디어대로 순탄하게 진행된 거의 최초의 사례로 기억 남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마케팅 프로젝트는 첫 제안 때 기획이 마지막 결과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아카페라 사이즈업은 기존 빙그레의 커피 라인업인 아카페라 제품에서 용량을 키워 다시 시장에 내놓은 리뉴얼 제품으로 RTD 커피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라인업이었었다.  당시 광고주의 RFP에서는 기존보다 많아진 용량을 강조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의 제안 전략은 제품의 용량은 직관적으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양을 강조하기보다는 제품 자체가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다양한 컨셉의 크리에이티브 소재를 최대한 많이 만들고 소재들이 고객들에게 재미있게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미디어를 운영해서 고객들의 구매접점에서 제품을 인지하고 바로 선택될 수 있도록 하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마침, 당시 유튜브에서 6초 범퍼애드라는 상품이 최초로 선보였던 시기였기에 미디어 전략 또한 유튜브 범퍼애드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여 6초 분량의 크리에이티브 소재를 많이 만들어 최대한 많이 노출시키자라는 전략으로 제안서를 준비해했었고  모델 또한 대중적 호불호가 적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채수빈 씨를 내세워 모델이 가진 친근함이 제품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짰었다. 


아이디어부터 기획, 제안서, 모든 광고주의 임원이 모인 자리에서의 PT까지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내가 직접 담당한 PT도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 프로젝트는 왠지 성공할 것 같다는 느낌을 처음 PT를 하는 중간중간 느끼게 되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당시 85페이지짜리 제안서. 힘들지만 재미있게 썼던 기억.

PT를 수주하고 얼마 있다가 이태원에서 한 건물에서 1박 2일 동안 진행된 광고 촬영 14개의 각기 다른 컨셉의 광고를 찍어야 했던 당시 감독님과 프로덕션 스탭들. 무엇보다 그 수많은 컨셉을 소화하는데도 불편한 기색 없이 열심히 촬영해 주었던 모델 채수빈 씨까지 정말 고생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난다.  

1박 2일동안 14개의 컨셉 광고 영상을 찍었던 그 당시 현장 모습



광고 소재를 14개나 돌리다 보니 광고 성과율이 높은 소재들과 낮은 소재들을 캠페인 기간 동안 많은 테스트를 하며 운영했었던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연령, 밤과 낮, 주중과 주말,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등등) 

특히 밤시간에 깜짝 놀라게 하는 귀신 편은 얼마나 클레임을 많이 받았던지...ㅜㅜ 하지만 채수빈 씨 덕분에 많은 광고가 한 번에 돌아가도 지겹지 않다는 기분 좋은 평가도 많이 받았었다. 

당시 6초 컨셉의 광고 영상 스틸 컷들
어떤 분이 친절하게 다 모아서 유튜브에  올려주셨다


특히 채수빈씨가 가진 친근한 여친의 느낌 컷을 모아서 30초 극장용 버전으로 만든 이른바 <심쿵> 버전은 지금 봐도 셀럼셀럼한 느낌이 참 좋다.  

아카페라 사이즈업  심쿵 편 


2017년 8월 한참 더울 때 찍었던 아카페라 사이즈업 광고의 성과는 실제 제품의 매출에도 이어져 목표 매출의 200%를 달성했었나? 아무튼 광고주의 목표치를 달성해서 당시 BM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받았던 몇 안 되는 성공적인 브랜드 캠페인으로 지금까지 어느 편의점을 가더라도 항상 냉장고에 중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카페라 사이즈업 제품을 볼 때마다 나와 우리 팀이 이 브랜드를 안착시키는데 그래도 작은 도움이 되었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더군다나 아카페라 사이즈업은 1+1 행사도 많이 하는 착한 커피기도 하다)


당시 한 달 내내 밤을 새우며 고생했던 그 당시 팀원들과 카피라이터들, 그리고 내 영원한 사수 최 CD 님까지..우리 그때 참 열정적이었습니다 ㅎㅎ 다시 하라면 못할꺼 같아.. 



단상의 기록 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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