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이 잡아 놔 주다
회사가 시골에 있어 벌레들이 사무실까지 많이 들어오는 편이지만... 딱새까지 날아들어올 줄이야.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사무실 문을 열고 계단 쪽으로 나가보니, 딱 봐도 어려 보이는 딱새 한 마리가 회사 안으로 들어와 커다란 창문을 부딪히고 있었다. 딱새도 여기저기 머리를 부딪혔는지.. 창문틀에 가만히 앉아있길래 조심스럽게 크게 손을 벌려 살살 잡으니 아무런 저항도 안 하고 잡혔다.
손가락 끝으로 작은 심장이 어찌나 콩닥콩닥 거리는 게 느껴지는지.. 이 녀석도 많이 당황했다 싶었다.
사무실을 돌며 회사 사람들에게 딱새 인사를 한 번씩 시켜주고 얼른 밖으로 나가 날려주니 후다닥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딱새야 앞으로는 경비실 들려서 출입카드 받고 들어오니라. 딱새에게는 커다란 일이였겠지만 늘 나에겐 작고 즐거운 해프닝이 되었구나. 덕분에 앞으로는 딱새를 딱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단상의 기록 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