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만 69세)의 3차 항암이 끝났다. 크리스마스에 입원에서 이틀 만에 퇴원했다. 다행히 후유증도 없고, 컨디션도 괜찮다. 발만 부었다.
12월 28일 토요일 동생네가 본가로 놀러 왔다. 우리도 합류했다. 조카 다은이가 우리가 사간 붕어빵 봉지를 뺏어갔다. 양손에 붕어빵 4개를 한 번에 쥐고 소유권을 행사한다. 할아버지 식빵도 들고 구석에 찜해 놓은 자리 아지트에 쟁여놓는다. "다은아, 큰아빠도 주세요." 몇 번을 사정해야 붕어빵 하나를 내놓는다.
거실 구석에서 아빠와 나, 다은이네 식구가 앉아서 파전을 먹는 사이, 아내는 부엌 식탁에 앉아 돌김에 밥을 먹는다. "어머니, 이 김 뭐예요? 밥에 싸서 먹는데 너무 맛있어요."
아내의 돌김 예찬에 아예 저녁 메인메뉴는 김이 되었다. 가족들은 한데 모여 김에 간장을 찍어 열심히 먹었다. 다은이도 김을 먹으며 맛있는지 박수를 쳤다.
다음날 우리 부부는 1박2일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진부령을 넘어 고성과 속초 바다를 둘러보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오는 길에 다은이네 집에 들러 다은이와 놀아주고, '고기리 막국수'에서 막국수를 먹었다.
이튿날 2024년의 마지막 날, 남양주 처형네 집에 놀러 갔다. 처형만 한국에 남겨 두고 형님과 조카가 3주 일정으로 시드니와 뉴질랜드로 놀러 간다. 신혼여행으로 같은 곳을 다녀온 우리 부부는 형님(형부)에게 열심히 정보를 전해줬다.
그렇게 가족들을 한 번씩 보고 한 해를 마쳤다. 2024년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참 많았다. 생전 느껴보지 못한 희로애락을 많이도 느낀 1년이었다. 설악산을 보며, 영랑호와 동해를 보며, 창밖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빌었다.
2025년은 부디 평온하길.
2024. 12. 3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