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시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 위해 지난달 내내 서글픔과 외로움을 잔뜩 주무른 채 원고지 앞을 서성거렸습니다
지난달 내내 다섯 번의 이별과 세 번의 만남을 겪었고 세 번의 이별 중 두 번은 재차 이별을 겪는 일이기도 했었고요
누누이 강조컨대 한 번 헤어진 인연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보다 그 헤어짐의 확률은 더 낮다는 게 믿음이어서 미덥지 않은 일상 탓만 하기도 했었는데요 가끔 오가던 구름들 사이에서 그 인연의 끝자락을 볼 때면 빙그레 미소를 짓기도 하였는지요 모를 일입니다
때마침 태풍 소식도 들리긴 하지만 여태껏 불어닥친 태풍들보다야 더 심할 리 만무하기에 그저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할 뿐입니다
한 편의 시를 완성하지 못한 채 지난달 내내 서글픔은커녕 핍진한 생각들로 가득 찬 밤들을 지새우기 일쑤였습니다
때로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또 언젠가는 환희에 찬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밤들 사이에서 사뭇 뒤척였는가도 모를 일입니다 단 한 번의 재회가 갖는 반가움 탓일 수도 또는 세 번의 만남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그 인연들 틈에서 결국 때 이른 낙화를 슬퍼하거나 너무 늦은 단풍을 기다리다 지친 마음들이 가만히 오래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어쩌면 그게 침묵이었는지 때론 스스로한테 되묻곤 하기도 했습니다
단 한 편의 시를 완성하지도 못한 채 맞는 시월은 벌써부터 눈이 시립니다
오가는 인연들마다 갖는 사연들을 읽고 또 함께 나눌만한 정서에 대해 생각해 보는 밤입니다 이제 이른 새벽입니다
오고 가는 정만큼은 때때로 더 나누어줄 수가 없는 노릇이라서 스스로 상대편의 마음을 먼저 읽어낼 줄도 알아야겠고 또는 더 늦지 않게 건네는 대답도 한참을 준비해야 할 일입니다
서운함 같은 감정들이 그 반대편에서 내내 지켜보는 그리움은 언제고 늦는 법이어서
그리울 적마다 그 그리움이 생기지 않도록 할 마음가짐부터 챙겨놓는 아침이기를 기도했습니다
# 단정,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