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끝

by 단정




연휴의 끝




가을의 장마는 시월을 관통해

마지막 날 새벽도 이슬비를 뿌리고

긴 연휴를 관통한 이별들이 어쩌면

긴 긴 아쉬움을 흩뿌렸나 모릅니다


가을의 장마는 제법 혹독해서

성묘길에도 쉬는 날에도 어김없고

문득 그리운 안부와 기억도 어쩌면

어찌할 바 모를 곤혹스러움입니다


거친 언사와 매몰찬 몸짓은 대개

이기지도 못할 운명을 짊어진 것뿐

그 짐을 인 채로 비를 맞고 서 있는

꽃무릇 한 다발이 그저 생경합니다


아쉽겠어도 후회가 없는 까닭에

감정을 눌러 만든 노자를 재촉함은

그리움도 달래 놓으며 떠날 차례를

이미 잘 알고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무릇 시절이 계절을 향하게 되면

단풍의 속살거림도 은행잎 물결도

하나둘 노자를 챙겨 그리 흐를 테니

제법 잊힐만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제법 속상한 일들도 바람에 나부껴

낙엽의 노래들로 뒹굴 것을 알기에

서걱대는 연주만 기다려 온 까닭에

애먼 사랑 노래는 듣지 않겠습니다


서글픈 낙엽의 춤사위를 지켜보며

한참을 그렇게 서 있을 작정입니다



# 단정,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