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달

by 단정


새벽달



한 해의 가장 큰 슈퍼문이 뜬다고 해서

밤새도록 말없는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저문 호숫가에 휘영청 밝은 달빛이 가득

한때 저물던 옛사랑과도 쏙 빼닮았는지

도무지 눈길을 거두는 일이 어렵습니다

당신의 얼굴은 둥그런 달을 닮았을까도

당신의 마음을 더 닮았나도 잘 모릅니다

다만 안다는 건 극한의 절망과 분노조차

둥그런 보름이면 저절로 잦아들게 마련

안온한 인내의 밤은 더 깊고 그윽했음을

그래서 저절로 당신을 닮아가는 저 달이

늦가을의 그림자를 달래고 위로하는 동안

도무지 당신에게 지쳐가는 법을 모릅니다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방법은 더 모릅니다

이거 참 큰일입니다

# 단정,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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