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그대를 묻다
사연 한마디조차 벅차서
유료메시지에 사진을 담아서
짤막히 인사를 한 줄 건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제 마음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나뭇가지도 마른 잎새를 달았고
잔인할만큼 싯푸른 말끝에는
전혀 아파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미 넉넉해지는 까닭입니다
무덤인지 물음이지 모를 질문 앞
그대는 연신 침묵하기만 하는데
용기가 없어서일까요...
확신이 없어서일까요...
둘 다일까요...
시간이 계절의 끝을 향한다면
어쩌면 우리도 작별을 고하나요
못내 아쉽습니다... 아니기를요
바라보지 못한 얼굴을 안은 구름이
호수 언저리에 두둥실 흐르고 나면
가을도 서서히 저물어 감을 압니다
한때의 불타오르기만 한 단풍들도
저렇듯 스스로 저물기만 하므로요
단 한 번 분노도 절망도 없이
그 계절을 배웅하는 오후입니다
# 단정,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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