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만약에
영하의 십일 월은 생경하기만 합니다
뜻하지 않은 겨울이 성큼 다가오는 동안
단 한 번 그립던 적 없던 날들도 오는 모양입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저만치 쓸려가듯
서글픈 기다림의 옷매무새를 고쳐놓는 동안
먼발치서 달려올 듯한 그분도 그리 점잖아집니다
그렇게 그립기만 했던 모양입니다
제각각이던 생각을 품어 달랐던 마음들이
이내 한 곳을 응시하다 마주볼 차례가 다가옵니다
영하의 만남도 금세 또 따뜻해져서
더는 추위를 탈 겨를도 없이 시간이 정지해
긴 긴 밤 제 홀로 흐르는 오래된 노래만 들려오고
# 단정,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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