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생일'이란 제목의 시를 선물로 찾다가
그런 제목의 시를 그만 찾지 못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정현종의 시집 <광휘의 속삭임>을 펼쳐
'방문객'이란 시를 꺼내 다시 읽습니다
한 사람의 일생이 그 과거가 그 미래가
함께 온다던, 그걸 맞는다던 '환대'처럼
그저 아스라한 한 일생이 다가오는 일
그저 눈이 부시기만 하였습니다
시집을 다시 덮고 잠시 밖을 나섭니다
바람은 차갑기만 하고, 입김이 서리고
집앞을 한참 서성이다 보니
오색 찬연하기만 한 단풍나무 한 그루
그저 눈부신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만 두 눈이 다 멀 뻔하였는데
다가온다는 일도 그만큼 눈부시기만 해
그저 속절없는 기다림으로 벅찰 일인데
한 아스라한 생을 맞는 호사일 뿐인데
그런 일을 맞는 아침이라서 반갑습니다
제 인생을 방문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 단정,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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