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
새해가 밝을수록 무언가 새로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설렘도 드문드문 발길이 뜸한 골목에서처럼 머뭇대는 감정인가 봅니다
발이 시렵습니다 여름철의 호숫가를 거닐던 느낌이 아닌 지독한 절망의 온도만큼 차갑게 파고드는 이 통증이 부디 금세 지나갈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습니다
만남이 늘 반가움인 법이듯 헤어짐은 늘 애처롭기에 한사코 말린 인연들도 더러 존재했었나 봅니다 가만히 그 이름들을 떠올릴 때면 다시금 머뭇대는 통증
새해가 새해인 까닭은 어쩌면 그리움보다 앞선 기대를 안고 볼 일이겠습니다
새로운 만남이 무엇이든간에 정좌를 하며 두려움도 없이 마주할 태도를 배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지극한 겸손함으로 맞는 나날들인 것 같습니다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