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

by 단정


섣달, 그믐




한 해가 저무는 자리

우리의 인연들도 노을이 생깁니다

길고 짧았던 감정의 여울

아쉬움도 미련도 남기지 않도록

그림자를 거두는 시간입니다

한 해를 돌이켜 보는 자리

왜 그토록 집착을 했었는지

왜 그토록 필요 이상 감정을 쏟았나

아쉬움도 미련도 남지 않을 만큼

그림자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한 해의 그림자도 걷히질 않고

그러면

다시 몇 발자국 더 걸어갈 뿐인

아주 무덤덤한 세밑의 한 풍경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