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

by 단정


청명

날씨가 좋은 날이면 비조차 사라지고 없지

파란빛 하늘에 뜬 벚꽃은 구름을 배경 삼고

겨우내 못했던 일들도 이젠 좀 꺼내보려 해

미처 연락도 닿지 못한 그리운 인연이 있고

미처 준비를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어

파란빛 하늘에 둥둥 떠다닐 수 있도록 할게

날씨가 좋은 청명인데 봄바람은 아직 없고

이십 도 한낮의 목련꽃이 갈변하며 저물 때

한철 자라던 설렘만큼 늙어가는 아름다움은

기어이 이 봄의 마지막 노을처럼 눈물겹고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