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찬밥 신세가 되었다고 해서
소담히 웃지 못할 일은 또 뭐야
한식날 새벽에 그친 빗소리도
고인을 위한 장송곡은 아니었듯
희미한 바람 냄새를 맡는 나도
소담히 웃을 공기 하나라면 족해
청명과 곡우 사이의 나날들
그저 웃으며 지낼 날들만 생각해
꼭 그렇게만 생각하기로 해
잊히지 말고 잊지도 말고...
그저 즐거웠다고만 말하면 돼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런 아쉬움도 없다는 것처럼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