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정시집

오월

by 단정




오월




점심과 저녁에 각각 한 병의 소주를 마셔놓곤 하루 두 병의 소주를 마셨다는 건 먼지가 풀풀 이는 퀴퀴한 방구석에서 먼지가 많이 줄었다는 일과 별반 다르지가 않습니다

구절초 잎사귀를 보면서도 국화인지 계란꽃인지를 몰라 다음 꽃검색을 할 때면 세상에 제대로 알며 지내는 일도 별로 없지 않았었겠나 모르겠습니다

한낮에 이십오 도까지 오른 날씨를 사십오 년 전과 비교하는 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누구한테는 평생의 전부였을 일들도 하품 한 번으로 족할 가파른 인생들인데 무얼 더 바란다는 건 속절없는 짝사랑일 적이 더 많습니다

기어코 오월이 되면 화려한 등꽃들도 폭삭 망해서 바스락대는 바닥을 뒹굴고 어쩌면 수고하셨다는 말도 굳이 해야 하나를 망설이곤 합니다

오월이 아녔더라도 하여야 했던 일임을

누구라도 대신할 수 있는 일임을 알기에

그저 고마울 뿐임도 잘 압니다

그해에 태어난 아이들이 이제 불혹이 된 2025년에 다시 오월을 굳이 꺼내든 연유는

그렇게라도 함께였던 시절들이 대뜸 그립기도

함께 쳐다볼 하늘이 내내 맑았음도 기억을 해

다시 창공을 향해 두 눈 똑바로 뜬 채 지켜보는

다사로운 봄의 정취를 아끼며 나누고픔입니다

햇살이 차츰 무르익는 동안이면

오월의 공기가 새삼 정겹습니다


# 단정,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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