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정시집

감기

by 단정



감기




코로나 이후부터 잦은 기침만 들었다 싶으면 이내 코로나인 줄 덜컥 겁부터 나서 길거리를 걷다가도 또 낯선 식당에 들어서면서도 아니면 오래된 냄새가 꿉꿉한 차 안에서도 비슷한 걱정이 앞서는데

정작 독감인 줄 알고 지냈다던 한 지인은 병원을 다녀와서는 급성폐렴이라고 하소연을 해 그건 또 어디서 옮았을까도 무섭고 걱정이던데

너도 나도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얼굴을 파묻고 마치 중동에서 본 히잡차림들처럼 눈으로만 기웃대며 서로를 감시하기 시작한 시대에 아무렇지 않게 맨 얼굴로 쏘다니는 오만방자함이 새삼 놀랍고

또 그렇지 않음을 그렇다고 애써 태연한 척하며 지내는 봄날은 아무렇지도 않게 폭염으로 치닫고

오뉴월에는 개도 걸리지 않는 감기를 사람이니까 걸린다고들 손쉽게 말은 하나 그 역시 자랑할만한 일은 못 돼서




# 단정,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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