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다른 책도 함께 쓰자고요?

by 김용희

출판기획서는 완성됐으나 문제는 인터뷰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내게 이 프로젝트를 밀고 나갈 필력이 있을까 하는 것도 굉장한 의문이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러다 문득 어차피 인생은 정해진 답도 없고 스스로의 능력은 도전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란 생각이 스쳤다.


'인생 뭐 있어? 그냥 해보지 뭐.'


나는 인터뷰해 줄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한 장짜리 홍보용 PPT를 제작하기로 했다. 책의 취지와 기획 의도를 보여주고 들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좀 설득해 볼 생각이었다. 간단히 PPT로 된 홍보 자료를 완성하고 출판기획서와 홍보자료를 프린트해서 클리어 파일에 넣었다.


'그래도 이렇게 하니까 제법 공식 문서 같네?'


출판기획서와 홍보용 파일을 준비하니 뭔가 일이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전에 제주로 이사 올 때 많은 영감을 줬던 인터뷰집도 준비했다. 그 책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내가 기획하는 책이 이런 종류의 책이라는 걸 한 번 보여주면 사람들의 이해도가 증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근데... 처음으로 누구를 찾아가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누구를 찾아가야 할지 한 번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며칠 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 맞다. 오하리 님. 하리 님을 만나러 가야겠다.'


하리 님은 제주에 와서 만나게 된 친구로 개인 사업을 하는 친구다.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가끔 메신저도 하고 생일 축하한다며 선물을 보내준 적도 있는 친구였다. 그간 서로 바빠서 연락이 없었지만, 어쩌면 하리 님을 만나면 첫 인터뷰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목요일 저녁. 나는 시내에 있는 하리 님 사무실 근처에서 그녀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사업하는 친구여서 그런지 대화는 즐겁게 흘러갔다. 우리는 연락을 하지 못한 동안 서로가 어떻게 지냈는지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레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용희 님, 제 지인 중에 육지에서 내려온 사업가 분이 있으시거든요. 그분을 소개해 드릴까요?"


"그분은 어떤 분이신데요? 제주에 사시나요?"


나는 책의 취지와 맞는 분을 가급적 한 분 한 분 세심히 모셔야 전체적인 시리즈의 기획 의도와 잘 맞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여러 가지를 물었다.


"음... 서울에서 사업하는 분인데, 가끔 제주에 와서 조천읍에 머물며 살아요."


"그럼 제주에 잠시 휴가차 오신 거고 서울로 다시 가실 분인가요? 이 책은 제주에 사시는 분들에 대한 책이거든요. 아시는 분 중에 제주 사는 분은 없나요? 하리 님은 이 책에 인터뷰하실 생각 없나요?"


하리 님은 제주에 온 외지인으로 이곳에서 꽤 오랫동안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요?"


"네. 제가 하리 님 일할 때 사무실에 나와서 관찰하면서 가끔 인터뷰도 하고 그렇게 책을 써보면 어떨까요? 자연스럽게요."


나는 하리 님이라면 내가 옆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써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첫 인터뷰이다 보니까 너무 모르는 분은 쓸 수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또 1~2시간 인터뷰로 그 사람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도 이 책의 콘셉트 상 불가능한 일일 것도 같은 데 다들 바쁜 자신의 일상을 사는 현대사회에서 인터뷰한다고 하루 종일 혹은 며칠을 계속 인터뷰만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용희 님, 그럼 이건 어때요? 제가 힐링 콘텐츠로 책을 만들 예정이 있는 데 일단 협력해서 책을 같이 만들어 보는 건요?"


하리 님은 제주의 동식물과 놀이에 대한 유아용 교구 사업을 하는 데, 교구와 함께 사용할 교재가 필요해서 마침 출판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고 했다. 결국 유아용 사업을 하는 데 사업다각화를 하려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필요하므로 함께 숲이나 에코 힐링 콘텐츠 책을 먼저 만들어 보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나는 어차피 책에 대한 경험이 없기도 했고, 글을 쓴 경험도 전무했으므로 일단은 하리 님과 함께 움직이면서 책에 대한 경험을 먼저 쌓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터뷰할 수 있는 새로운 인맥이 생길 수도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고. 내게는 괜찮은 제안이었다.


"네, 좋아요. 그럼 함께 해봐요."


그렇게 나는 인터뷰집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면서 하리 님과 함께 에코 힐링 콘텐츠 책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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