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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항준 Danniel Park Jul 20. 2022

버려지는 반려동물을 위한 제언

파양된 유기동물을 재입양하는데 커다른 걸림돌 중 하나도 병원비 부담이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기준 국내에는 606만의 반려 가정이 있다. 그러나 연간 12만 마리의 반려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10년간 100만 마리가 버려진 것이다. 더 큰 문제점은 반려견을 약 15년 동안 끝까지 키우는 견주들이 1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버려진 반려동물의 재입양이나 교육, 보호 등에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파양률을 줄일 수 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사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급선무가 될 것이다.           


반려동물이 버려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동물 특성을 모르고 입양했었거나 가족 간 불화가 있을 수 있다. 반려동물을 버리거나 돌려보내는 가장 흔한 이유는 동물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양육 포기나 파양을 고려한 경험자 27.8%가 ‘물건 훼손, 짖음 등 동물의 행동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사실 더 큰 문제는 병원비다. 펫 의료의 발달과 과학적 양육 생활로 반려동물들의 수명이 30% 정도 늘고 있다. 그러나 도시생활 속에서 수명이 늘수록 반려동물들도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고 있다. 질병은 곧 병원비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KB금융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서울신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소형견인 몰티즈를 평균 수명(15~20년)만큼 책임질 때 드는 비용을 전문가의 자문으로 분석해 보았다. 사료·간식, 기타 소모품 등 고정적 양육비로 매달 14만 원이 든다(KB금융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참조)고 한다. 15년간 2500만 원이 든다.           


중요한 건 목돈 부담이 있는 병원비였다. 의료수가(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병원별로 치료비가 천차만별이다. 매년 맞는 종합백신 등 다섯 가지 예방접종 비용이 12만 5000원쯤 하고, 보통 다섯 살 이후 받는 종합 건강검진은 30만~40만 원가량이다. 또 몰티즈가 많이 앓는 심장질환에 드는 약값과 슬개골 탈구 수술·입원비(1회) 등을 합하면 2000만 원이 넘는다. 결과적으로 몰티즈 한 마리를 평생 키울 때 드는 비용은 4500만 원 정도가 된다.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목돈으로 부담해야 하는 병원비 부담이 급속히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파양된 유기동물을 재입양하는데 커다른 걸림돌 중 하나도 병원비 부담이다. 결국 유기가 되지 않도록 파양을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가 ‘병원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제도나 시스템이다.           


정부도 동물 문제를 개인의 취향이라고 손 놓아서는 안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위로를 주는 가장 중요한 존재이며, 현대사회를 안정화시키는 요소다. 반려동물과의 하루 한 번 눈 맞춤만으로도 보호자의 행복도가 상승하고, 동물과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감소하는 것이 증명됐다. 집을 떠나 있는 대학생들의 향수병에 대한 연구에서도, 동물과 함께 있는 학생들의 향수병 정도가 훨씬 낮았다. 전쟁에 참여한 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군인들도 반려동물과 함께 활동할수록 우울과 불안이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사람의 스트레스가 반려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사람과 반려동물은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자살한 사람 중에 반려동물과 지극히 사랑을 나눈 사람은 드물다. 이에 대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결국 반려동물은 국가에 이익이 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제 파양의 원인인 무지를 줄이고, 병원비의 부담을 낮추는 일에 관심을 가져보자. 만일 3만 원 주사비를 1만 원으로, 100만 원의 수술비를 30만으로 70% 정도 내린다면 평생 병원비가 20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사료 등에 대한 공동구매나 전문적인 보육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면 반려동물의 파양률은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다. 이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안정된 시스템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칼럼: 디지털종합백신 전문기업 '디케이닥터' 박항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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