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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항준 Danniel Park Oct 24. 2022

지속가능한 M2E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을 기대한다.

최근 M2E(Move-to-Earn) 또는 X2E라 불리는 참여형 비즈니스 모델이 화두다. 고객이 어떠한 행위(Move)에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 중개 플랫폼은 정보를 중개하고 그 대가로 고객의 행동 데이터나 관심 데이터를 마이닝(데이터 채굴)하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반면 중개플랫폼 수준을 넘어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이에 대한 참여 보상을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바로 M2E모델이다. 대표적인 M2E모델로는 일정 걷기 목표를 수행한 이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모델이 있다. 국내에서는 하루 1만보를 걸으면 100원을 지급하는 캐시워크, 1일 1만보를 통해 총 10만 보 달성 시 3000원 쿠폰을 제공하는 워크온 체인지, 500걸음 당 1 캐시를 제공하는 스텝업 등이 있다.        


아직 참여(Move)의 주체를 특정하고,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수단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에 한정되어 있다. 그래도 인기는 절정에 달하고 있다. 건강도 챙기고 보상도 받을 수 있다는 M2E의 매력 때문이다. 캐쉬워크 서비스의 경우 1천만 회의 어플을 다운로드하였고, 540만 명이 접속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 M2E서비스에 한계가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마다 무릎 상태나 근육량, 직업형태, 기타 건강상태 등에 따라 적합한 걷기의 수가 달라야 한다. 관절염 환자, 서있는 직업, 나이나 골다공증 여부, 허리디스크, 헬스 운동이나 자전거, 구기 종목 등 스마트기기로 측정이 어려운 운동량에 따라 각자 다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회원별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1만보를 걷게 하는 것은 진정한 건강관리 서비스가 아니다.       


이 측면에서 현재의 M2E모델에는 문제가 있다. 수집된 기준에 따라  회원별 하루 적정 걷기 량이 맞춤형 목표치로 제시된다고 상상해보자. 만일 캐쉬워크의 560만 사용자가 개인별 적정 걷기 량을 부여받아 회원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개인별 하루 목표치에 도전한다면 대부분 적정량을 달성할 것이고, 따라서 캐쉬워크는 하루 5억 6천만 원, 연간 최대 2044억 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의 M2E모델은 회원이 목표를 달성할수록 서비스하는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급이 불가능에 가까운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기업의 생존을 위해 일률적으로 높은 목표를 제시한다면 건강 서비스가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서비스로 전락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많은 전문가들이 8km에 달하는 하루 1만 보 걷기가 일률적으로 모든 이들에게 건강한 것인가에는 의문을 갖고 있다. 아직 M2E서비스가 초기이며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이해하더라도 건강을 위한 스마트케어 서비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십분 고려해야 할 것이다.       


M2E는 참여형 경제 모델에 첫 발을 내딛고 있는 훌륭한 모델이다. 다만, 참여 회원이 피해를 보면서 M2E가 발전된다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이러한 모순에 빠진 M2E모델의 피벗(pivot)이나 전체적인 모델 수정이 필요하다. M2E생태계를 준비하는 많은 스타트업들의 모델 설계에 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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