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의 4배라고 주장했습니다. 4배라는 숫자는 사실이 아니라는 당국자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4배라는 숫자는 양자중첩상태에 놓여있는 수치입니다. 그가 관찰하고, 제시하면 사실이 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적 현상을 필자는 <트럼프숫자>로 명명했습니다.
<트럼프숫자>에 대해 각국이나 정부당국자들은 틀렸다, 아니다, 과장되었다고 부인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숫자는 진실 중 하나로 인정될 것입니다. 조금은 과장되고. 시각차와 화법차이가 있겠지만 사실 <트럼프숫자>는 똑똑한 백악관 참모들의 보고서 속 어딘가에 들어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에 여러 숫자들 중 딱 꽂힌 숫자가 <트럼프숫자>로 재탄생할 뿐입니다. 그 숫자가 최댓값이든. 최솟값이든, 평균값이든, 아니면 전월(前月)이나 반기(半期) 값이든 분명 관세 관련 보고서 중 4배라는 <트럼프숫자>는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반면 <트럼프숫자>의 공격을 받은 상대는 맥락을 통해 최소 최댓값의 일시성이나, 평균의 오류, 기간의 오류 등을 따지며 부인하겠지만 그러기에는 <트럼프숫자>가 갖는 힘이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트럼프숫자>가 같은 거대한 힘 앞에서 본질이나 도덕, 의리는 무기력합니다. 사실이나 진실마저 왜곡됩니다. 거대한 질량 앞에서는 절대적인 시공간마저 왜곡된다는 물리학이 주는 철학적 교훈이 <트럼프숫자>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트럼프숫자>를 기반으로 협상하는 데 있어서는 본질담론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첫째 왜곡된 숫자를 부인만 말아야 합니다. 상대의 숫자가 틀렸다는 팩트체크는 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사실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트럼프숫자>와 같은 커다란 힘 앞에 왜곡된 진실을 돌릴 힘은 없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옳고 그름을 떠나 <트럼프숫자> 속 숨어 있는 메시지를 주목해야 합니다.
둘째. <트럼프숫자>와의 최소공배수를 찾아야 합니다. <트럼프숫자>와 우리가 주장하는 숫자가 충돌해서 최대공약수를 뽑아내는 외교적 협상 결과가 최선일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말하는 커다란 힘 앞에서 진실의 왜곡률을 돌릴 힘이 우리에게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차선으로 최소공배수를 찾아야겠습니다. 트럼프숫자는 그대로 인정하되,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셋째, 기분 좋게 <트럼프숫자>가 맞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를 비롯해 주위에 심어줘야 합니다. 우리가 얻을 실익을 조용히 얻는 대신, 화려한 손해를 보는. 모습을 보이게 하는 게 진실마저 왜곡할 힘을 지닌 <트럼프숫자> 앞에서 약자가 지녀야 할 지혜일 것입니다.
<트럼프숫자>에 대한 교훈은 현 외교 당국자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결혼 승낙에 앞서 상대 부모님이 <트럼프숫자>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진실을 왜곡할 힘을 가진 취업 면접관이나 직장상사, 거래처, 배우자도 <트럼프숫자>를 나에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개인들의 탄생으로 사회의 통치와 귄력구조가 재편되는 지금 가장 필요한 전략적 지혜인 본질담론(contexting)을 통하여 <트럼프숫자>를 다루는 지혜가 적용되기를 바랍니다. 인류사회에서 제시되는 대부분의 <트럼프숫자>는 협상전략을 위한 과장된 숫자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트럼프숫자>의 대응전략을 준비하지 않고 협상장에 들어갔던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항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반려가족누림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누림경제발전연구원장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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