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텔카스텐 2
온탕에 들어가려는 순간 기둥에 붙은 온도계가 눈에 들어왔다. 빨간색으로 반짝이는 42도.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찔한다. 나의 한계는 40도까지다. 파란색 레버를 힘껏 밀어 찬물을 섞기 시작했다. 탕 안에 앉은 두 어르신은 나를 흘깃 쳐다보곤 눈을 감았다. 일 분 정도 찬물을 흘려보내고 파란 레버를 당겨 찬물을 멈췄다. 순간 뒤쪽에서 비명이 울렸다. 탕 안 어르신 한 분이 찬물을 열었다가 잠그면 순간적으로 뜨거운 물이 나온다고 하셨다. 접수대에 계신 분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아이들이 화상 입을 수도 있으니 안내판 하나 붙이면 좋겠다 얘기하고 돌아섰다. “아, 뜨거운 물이 그렇게 한 번씩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등 뒤로 알 수 없는 대답이 쫓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