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도 스마트기기 중독일까?

by 대니보이

진료실에 들어오는 아이도, 입원해서 팔에 수액줄을 달고 있는 아이들도 동영상을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못쓰게 하면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발길질을 하다 드러눕기도 하며 도무지 진찰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게 합니다.


과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마트기기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우선 중독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크게 독毒으로 지칭되는 유해물질에 의한 신체 증상인 중독(intoxication·약물중독)과 알코올·마약과 같은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인 문제가 주로 문제가 되는 중독(addiction·의존증)을 동시에 말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용 물질 이외에도 특정 행동이나 조건에 중독된 상태까지 범위를 넓히면 스마트폰·인터넷·쇼핑 중독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스마트기기는 이동성·편리성·접근성 등으로 다른 중독과 관련된 요인들보다 침투력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상태가 중독 또는 의존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스마트기기를 이용할 수 없을 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를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는 3~9세 유·아동 중 52%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연령이 올라갈수록 이용시간과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고 보고했습니다.


스마트기기 이용을 시작하는 시기는 3세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2세로 3세 이하에 이미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기기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스마트기기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집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생후 30개월 이후 유아시기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스마트기기를 자주 쓰면 뇌 발달에 문제가 생겨 행동발달·자기 조절력·수학·과학적 사고의 성숙에 방해가 된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미디어기기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빠르고 강한 자극에는 반응하지만 작은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 팝콘브레인(popcorn-brai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초등학생 대상 연구에서도 스마트기기 사용량과 공격성이 정비례하는 것으로 보아 유아의 스마트기기 사용이 공격성과 연관되어 청소년기까지 강력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IT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유·소아들의 학습을 표방하는 스마트기기용 앱이 많이 개발되고 보급되고 있어 재미와 흥미를 중심으로 이뤄진 콘텐츠들이 우리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스럽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의존성과 연관된 요인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요인은 부모의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유아를 가진 어머니들은 육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므로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육아정보를 공유하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합니다. 그러나 여러 데이터를 보면 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 경향성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소아·청소년 모두 과도한 스마트기기에 노출되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만 특히 발달의 결정적인 시기인 만 3세~5세 유아에게 스마트기기 중독은 아이의 미래와도 연결되므로 아이를 돌보는 어른들이 자신의 스마트기기 사용이 자녀에게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정 내에서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지키면 좋겠습니다.


무농약·유기농·국내산 식품 등 아이들과 가족의 신체적 건강을 지키는 데는 시간과 비용을 많이 쓰면서도 정작 아이들에게 정신적인 해를 끼칠 수 있는 스마트기기와 미디어에 대해서는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도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매우 제한적으로 기기를 이용하게 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떠올려 보며 진료실에서라도 아이들이 스마트폰 없이 웃으면서 진료를 보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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