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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호수

by 대니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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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호수


허리춤 자식 눈망울 언제부턴가 코앞에서 웃고

흰 머리칼 몇 개 어깨 자락 너풀댄다


가물가물 봄날 두 손가락 부여잡고 호숫가 뛰던 녀석

서른아빠 까만머리 분홍 벚꽃 털어내고 깔깔 웃음 피웠다


스무해 너머너머

거뭇거뭇 콧수염 슥슥 깎아내린

푸른 푸릇 젊은 아들 돌아서 돌아간다


쉰 지나 머뭇머뭇 느릿느릿

더딘걸음 멈춰 보니

흐린 흐릿 어린 녀석 멀어져

멀어진다


분홍 벚꽃 보문호 툭툭 떨구고 가을 빗방울 흰머리 훑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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