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의 운전을 어떻게 볼 것인지?

by 대니보이

몇 년 전 부산 해운대 교차로 교통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친 사고가 있었다. 가해자가 뇌전증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고 뇌전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아이들을 색안경 쓰고 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한동안 속상해했었다.


뇌전증은 불치의 병이 아니고 대부분(60~70%)의 환자는 약물로 잘 조절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약 30%의 뇌전증 환자들은 약물치료에 의해 잘 조절되지 않으나 의학의 발전으로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약물 난치성 환자들도 식이요법, 수술을 통해 약 85%에서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발작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는 생활 규칙을 잘 지켜서 약을 규칙적으로 먹고 피로·음주·수면 부족 및 스트레스 등의 유발요인을 피해야 한다.


교통사고의 가장 흔한 원인은 졸음운전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질환으로 인한 비율은 높지 않다. 일본·유럽·미국 등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뇌전증 환자의 교통사고 위험도70세 이상의 고령군 또는 20대 젊은 연령대 운전자들보다 훨씬 낮다.

또한 1년간 발작이 없는 뇌전증 환자의 교통사고의 상대적 위험도는 60세 이상 정상인들보다도 낮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는 환자들은 정상인과 똑같이 일하고 생활하고 있으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도 식이요법·뇌전증 수술로 완치가 될 수 있으며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벨기에 교통국의 웹사이트를 보면 뇌전증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최대 상대위험도(relative risk)는 1.8이다. 이 위험도는 25세 미만의 젊은 나이의 상대위험도 7.0과 비교했을 때 많이 낮은 수준이고, 또한 25세 미만의 젊은 여자 3.276세 이상 노인 3.1보다도 훨씬 낮다.

그러므로 교통사고 하나를 일반화하여 뇌전증 환자들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식소실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 환자들에게도 해당하는 내용이다.

지난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발생한 당뇨·고혈압이 동반된 뇌전증 환자의 큰 교통사고를 마치 뇌전증이 원인이듯이 방송 및 보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 방법이었다.

이러한 사고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뇌전증 및 운전 중에 의식소실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의 교통사고의 상대적 위험도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미국 등 선진국도 참조해 합리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취득 기준에서 뇌전증이 결격사유로 돼 있는데 상대적으로 미국의 운전면허 취득 기준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무증상 기간의 규정 없이 의사소견서에 따르거나 3개월, 6개월 또는 1년의 최소 무증상 기간 후에 운전을 허락하고 있다.

또한 중간에 발작이 발생할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발작이 수개월 이상 잘 조절될 때는 다시 운전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은 제일 중요한 사회적 규범 중 하나이므로 기존에 면허를 취득한 뇌전증 환자들의 적성검사시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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