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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예 Jul 27. 2020

여행 없는 세상 속 여행사의 브랜딩

여행 스타트업은 어떻게 브랜딩 하는가

여행 없이 산 지도 반년이 지나갔다. 7월 말 '엄마와 포르투 여행♡'이라고 캘린더에 일주일을 쭉 표시했던 때가 고작 올해 초였는데, 해외여행이란 너무나도 까마득한 일이 되어버렸다.


주변 사람들은 재택근무로 시작해서 유급 휴가를 받더니 무급 휴가를 받고 퇴사를 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런 세상 속에 나는, 코로나로 인해 최악의 피해를 받고 있다는 여행업 종사자가 되었다.


"스포츠 연맹, IT 스타트업 그리고 세 번째 직장이다! 그래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니깐 여행사 마케팅도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하며 1월 1일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어.. 분위기가 이상한데...", "이거 너무 위험한데..." 그러다 여행 상품은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참 바빴다. 항상 바빴다. 왜 바빴을까. 정말 무언가를 끊임없이 했다. 젊은 대표님들과 워커홀릭 개발자님 그리고 마케터인 나 + 인턴 분들 2명까지. 총인원은 6명인 작은 규모의 회사이다. 하지만 일은 20명이 넘는 회사보다 더 많이 일을 했다.


도대체 왜, 무급 휴가를 받고 근무 시간이 줄고 있다는 여행업인데 무슨 일을 한다고 그렇게 바빴을까. 여행 상품을 팔지 못하는 '여행 없는 세상 속 여행사는 어떤 브랜딩'을 할까.



[미션. 여행은 못 가지만 여행사를 알려라]


1. 현지인 테스트 - 내가 현지인처럼 여행할 수 있는 나라는?

https://mindtest.travelmakerkorea.com


4월쯤이었다. 우리는 갈구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그러다 웬뉴 뉴스레터를 봤다.


"심리테스트가 바이럴계의 깡패인 이유"


제목부터 너무나 끌렸다. 처음엔 '심리테스트 유행 다 지난 거 아니야?'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트래픽을 가져올 수 있고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래 이 상황에서 돈도 적게 들고 우리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심리테스트가 딱이야!'라고 생각했고 스크럼 때 심리테스트 어떠냐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모든 팀원은 바로 심리테스트 제작에 착수했다. 망설임도 없다. 뚝딱뚝딱 전략을 대표님들이 세우면 직원들과 함께 일을 나누고 그 프로젝트로 모든 사람들이  투입된다.


[고민. 여행을  가는 상황인데, 여행 심리테스트를 어떤 식으로 만들지?]


■ 여행사이지만 여행을 가라고 하면 안 된다.

→ 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랜선 여행으로 나에게 맞는 여행지를 찾아보자!


: 이 심리테스트로 나와 어울리는 여행지를 찾아보세요! 라고만 전달하면 절대 안 된다. 여행을 가라는 의미를 내포하면 안 된다. 여행사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서 여행을 가라는 조금의 뉘앙스라도 풍긴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굉장히 큰 타격을 줄 수 있었다.


그래서 현지인 테스트를 홍보할 때, SNS에 콘텐츠를 올릴 때도 '집콕 여행', '랜선 여행'을 강조하며 콘텐츠를 올렸다.


■ 브랜드의 색깔을 넣어야 한다.

* 커스텀 여행 플랫폼 트래블메이커의 컨셉은 이렇다.

: 나를 현지인으로 만들어주는 현지전문가, 현지전문가를 만나 이색적인 로컬 체험하기, 특별함이 매일인 것처럼


→ '현지인처럼 여행할 수 있는 나라는?' = 현지인이 될 수 있도록 여행을 만들어주는 현지전문가가 바로 트래블메이커!


■ 컨셉은?

키워드는 현지인, 현지전문가, 여행으로 뽑고 타이틀을 만들어보니 '현지인 테스트'가 되었다. 내부에서는 현지인 테스트가 이해가 바로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여행 심리테스트, 여행지 테스트 등은 이미 있었고 흔한 느낌이기 때문에 우리 컨셉과도 이어지는 '현지인 테스트'로 결국 정하게 되었다.


서브 타이틀은 메인타이틀의 의미를 보충할 수 있게 '현지인처럼 여행할 수 있는 나라는?'이 되었다.


■ 디자인은?

심리테스트 + 브랜드 주요 타깃에 맞게 좀 더 귀엽고 말랑말랑한 느낌의 색감을 넣어 만들었다.


공숲이라는 곰돌이 캐릭터 작가님과 협업해서 캐릭터 디자인을 만들었다. 전체 디자인은 개발자님과 함께 하나하나 만들었다.


디자인, 질문지, 결과지 출력 등 심리테스트 하나에 이렇게나 많은 공수가 들어가는구나를 정말 정말 많이 느꼈다. 거의 1-2달 정도 심리테스트에만 온 힘을 쏟았다.


결과지를 만드는데도 정말 많은 힘이 들었다. 질문지의 답의 흐름을 계산하고 나라와 맞는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결과지를 만들었다. 로봇처럼.


당시 같이 현지인 테스트를 만들던 인턴님과는 메신저로 무슨 말만 해도 심리테스트 결과지를 출력했다!


A: 식후 비타민이 좋대요. 하나 챙겨 드세요.

B: 비타민을 챙겨주는 당신,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군요! :)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토 나온다'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올 정도로 머릿속 모든 단어를 뽑아내고 각종 자료를 보며 만들었다. '내가 왜 심리테스트를 하자고 했을까' 하면서도 완성에 가까우니 뿌듯함도 늘어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쏟았는데 반응이 너무 뜨뜻미지근하면 어쩌지 라는 불안도 조금 있었다.


다행히 정말 기대하지도 않게 높은 트래픽이 나왔다. 3일 만에 10만 명이 넘게 봤고 100만 뷰도 넘었다. 물론 개인적인 목표는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 드는 거였지만... :) 이 경험으로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 현지인 테스트 한번 해보세요: https://mindtest.travelmakerkorea.com



[미션. 여행이 아주 조금 가능하니 여행사를 알려라]


2. 코로나 프리 맵 - 해외여행 가능 국가 알리미

https://map.travelmakerkorea.com


7월 1일 EU 몇몇 국가는 한국인의 입국 허용을 발표했다. 7월 27일 현재 입국 가능한 국가는 '그리스,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체코, 멕시코 등'이 있다. 입국 후 격리 없이 바로 해당 국가에서 다닐 수 있고 귀국 후 2주 격리를 해야 한다.


▷ 바로 이런 소식을 알려주는 지도가 '코로나 프리 '이다!


'코로나 프리 맵'은 코로나 프리가 되는 그날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만든 지도이다.


이번 미션은 그러했다. 여행을 아주 조금... 입국이 가능한 국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를 알려야 했다. 절대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은 금물이다! 절대 절대 네버 안 된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선 전 세계 상황이 어떠한지, 어떤 식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지 정보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또 그런 소식을 알고 싶어도 찾기 어려워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아이디어는 대표님 중 한 분이 생각해내셨다. 첨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고 생각했으나 '입국 가능, 격리 조치, 입국 금지' 등의 다양한 해외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여행이 가능한 국가가 거의 없을 텐데 하고 생각만 했지 자료는 찾아보지 못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한국관광공사의 정보를 보니 현재 입국 가능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주요 정보를 보기 쉽고 편안하게 알려준다. 당장 여행을 가는 게 아니지만 내년이나 올해 말 조금씩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프리 맵 100% 활용 방법]

1. 코로나 프리 맵에 들어간다: https://map.travelmaker.com

2. 여행 가능, 입국 가능, 입국 금지 중 내가 원하는 카드를 클릭한다.

3. 내가 알고 싶은 나라의 '상세 보기' or 이름을 클릭한다.

4. 입국 가능, 격리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한다.

5. 실시간 현지 상황 '보러가기'를 클릭해서 현지 모습을 본다.

☆ 국가명 오른쪽 알림 표시 = 그 나라 업데이트 소식받기 / 공유 표시 = 지인들에게 알리기

+ 구석구석 눌러보면 재미난 것들이 많다.

 



두 가지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리 브랜드가 여행자의 마음에서 진짜로 필요로 하는 정보를 주는, 재미를 주는 브랜드라는 것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이런 진심이 닿아서 사상 초유의 상황인 여행 없는 세상에서 끝없이 노력하는 이 여행사의 브랜딩이 알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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