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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아니 May 12. 2023

{이점구}의 아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점구는 아내를 맞이하고 19세가 되었습니다. 이점구의 아내는 신라의 달을 듣고 자라 인수가 훤하지요. 그러짛요!



1月1日

오늘은 밥을 먹는다. ‘다‘의 점이 마침표란 이름이 표시되기 까지의 세월을 떠올린다. {마침표}의 끝은 표였다는 것을 잊는다.


점이 하나면 끝;시작이다 안녕하세요.

점이 두개면 미완성이다 안녕..

점이 세게면 다시 끝이다 안녕・・・.


나의 안녕은 가장 먼저 인사였다. 점은 안녕을 닮았서다. 안녕의 인사는, 아쉬움에 기운다. 점의 세 개가 왔을 때야 가짜 이별이 존재했다는 것을 안다. 헤어졌지만 나는 상대와 언제나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헤어진 상대와 다시 만나는 일은 이점구에게 어렵지는 않은 일이었다.  이점구는 안녕에 이상한 기호를 붙였다.  


이점구 : “안녕•OO씨”

나 : (분명 이상한 사람이다, 정말 좋은사람)

이점구 : ”아, 다시 인사할게요! 안녕하세요“

나 : •안녕•


이럴 때 이점구의 반응은?
그냥 웃는다? vs (이름없음)

이점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s 이점구는 웃는다


안녕은 이점구의 마음에 쏙 들었다. 오늘은 안녕과 밥을 먹는다. 안녕과 인사를 처음으로 나눈 날이다. 안녕의 뒤는 언제나 다정한 이름이며, 끝을 생각하지 말라며, 이점구의 이름도 그렇게 지어졌다며. 뒤의 인사는 시작에  끝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원한 점엔 이점밖에 없었다.



1月1日 두번째

이점구 : 자라에서 일한다. 나이는 생김에 오해를 받는다.  학생으로 불리나 본인은 아가씨라고 생각하고 있다. 걸어다니는 모델이다. 하여간 옷을 잘 입는다.


나 : 자라 아르바이트생이다. 잠시 머물 곳에서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나 누구보다 가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옷가게에서 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옷을 가장 예쁘게 걸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 새삼 꿈이라며 아무와도 이야기를 잘 한다.


이점구의 휴무 : 책밖에 모른다. 남들은 돈밖에 모르며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책만 읽는다. 어쩌다 들리는 곳이 집앞의 이디야다. 그곳이 사라지는 밤이면 근처 PC방의 알바생들과 술을 마신다. 피카츄!


나의 쉬는 날 : 휴무는 직원으로 대접받는 기분이라고 휴무를 ’쉬는 날 또는 주말‘로 여긴다. 이런 날엔 꼭 미술관을 간다. 혼자가는 게 익숙하다. 친구는 많지만 대화가 재밌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것의 매니아다. 엄마가 고른 이첸도르프에 케모마일을 어쩔 수 없이 우려먹는 것도 와인잔이 세상에 이것밖에 없어서 그런 거라고 우기고 있다.




상황은 나와 이점구로 전개된다. 작가는 둘의 만남에 개입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캐릭터에 로맨스를 넣을 것인지 야망부터 뺄것인지 고민한다. 독특한 구성에 목마른 소요를 채우는가?


나의 관점은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것이 출판업계에 선점하는 길이라고 했다. 작가는 독자의 마음에만 드는 것은 독재자나 하는 짓이라고 했다. 문인이라면, 나는 입을 막는다.  내 입김으로 베스트셀러만 읽는 이점구의 마음도 녹일 수 있다고. 이점구의 채널에 오르기만 하면…! 작가는 그때 필라멘트를 생각한다. 불은 켜지지 않았지만 재료는 발견했다.


나 : 이러다 필라멘트도 말할까봐…

이점구 : 내가 이점구가 되면 진짜 이점구로 살면…

나 : 이러다 러이다 다이러…(다 잃어)

이점구 : 잃에 ㅎ이 왜 붙였는지 아니?

나 :        ㅇ ㅏ가리만 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틴더에서 춤을 추거나, 10초 안에 메세지를 날리는 거야. 핵심! 후크 없어? 방을 예쁘게 묘사할 수도 있지만 작가취향을 몰라. 마네킹이 입은 옷을 다 사는 사람처럼 이케아 방을 다 사버리는 건? 의자는 빼고. 앉아보고 사야해.

이점구 : 괜찮아 다 안사두 돼. 작가님 눈치를 꼭 봐야해?

나 : 내가 ‘님’ 붙이지 말랬지. 어디 우상숭배하는 것도 아니고. 의사선생님이 님이면 간호사님, 조무사님, 환자님, 방문자님, 청소하는님, 영업하는님, 나님, 너님인데 우리한텐 님이 없잖아!

이점구 : 님의 침묵이라 그래.

나 : ?? 이젠 누가 그걸 썼는지도 잊었어.

이점구 : 작가를 잊었어?

나 : 작가 이름을 잊었어, 작가는 기억해 성별과 어렴풋이 어떻게 생겼는지 선택지가 있다면 찾을 수 있어

이점구 : 괜찮은데? 작가의 열망은 본인이 아니라 작품이잖아. 어떻게 생각해? 님, 그래서 쓸거야?


이점구가 이점구라면 쓰고 / 안쓰고

이점구가 이점구가 아니라 작가라면 쓰지 않는다 / 쓴다

이점구가 / 나가 님이라고 쓰면 김소월님이라 써야하고

작가가 / 이점구가 님이라고 쓰면 김소월 작가님이다

작가가 김소월작품을 안다면 / 모른다면 나다 / 작가다

작가가 김소월(님)의 님의침묵을 알면 작가는 (아니다)



진달래꽃은 처음에 이름이 없어 그냥 꽃입니다

이름 모를 꽃에 이름을 붙이면 님이 됩니다

존재에 가치는 있지만 무시와 무지가 침묵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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