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 할수 잏눈
There is right thing.
마음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에는 (친구가 되고 싶은 상대와 똑같은) ‘책을 읽는다’에 있다.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 해도 한 권의 책을 속독하는 법을 모르는 자가 단숨에 읽으려면 대단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집중한 것을 상대와 1시간 이상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더 많은 기억력이 필요할까. 만약 문장을 통째로 외워버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학식에 놀라 대화하는 것이 도리어 불편해 질지도 모른다. 책의 제목만 알아도 쓴 사람이 누군지만 알아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영역은 속이기 쉽다. 한 권이 책이 그 사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가장 많이 팔렸다는 이유 만으로 종교와도 상관없는 성경을 찾았다. 나는 불교에 여전히 가까운 사람이다. 절이 좋고, 신을 생각하는 것이 힘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불교에 가깝다는 것은 내가 태어난 이곳의 절이 교회의 상술보다는 더 친환경적으로 여전히 꾸밈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작은 배경과 그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과 그 사람이 살고 싶은 방향들을 읽을 수 있다. 사회를 찬란하는 글과 소설 속에서 자신의 소망을 드러내는 글에는 차이가 있다.
책은 읽기가 쉽다. 읽기가 쉽지 않을 때는 친구가 되기 어려운 상대와 불편한 자리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20대의 여자가 배우자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과 단 둘이 커피를 마시는 일은 흔치 않다. 불편한 자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갑자기 너의 남자친구가 있냐고 묻는다거나 나아가 옆에 앉으라고 말하는 작자 들이다. 그럴 때 왜 나는 이 귀한 시간과 이 귀한 몸을 떠올리게 된다. 몸의 보험이 일반인들에게 무상 제공 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마음을 얻는 수단으로 서의 글은 마음을 얻기 우려스럽다. 사람의 책이 물건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