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고
처음에는 갈비뼈가 부러진줄 만 알았다.
통증이 꽤나 계속되어서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에 씨티를 찍어보았으나 뼈는 멀쩡했다. 갈비뼈 어느 곳에 염증이 생긴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언제 이런 것이 생겼을까. 의사선생님은 어딘가 강한 충격에 의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도무지 이렇게 다칠 정도로 부딪힌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며칠 전부터 1년 여만에 아르바이트로 자전거 배달을 시작했다. 겨우 하루 1시간 남짓 ........ 그렇지만 너무 오랫 만에 자전거를 탄던 지라, 그 것이 어딘가 자세가 좋지 않았나 추즉을 해보았지만 의사선생님은 역시나 그 정도로 염증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튼 나는 지금 갈비뼈에 염증이 난 상태이다. 이 갈비뼈 염증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늑막염'이라고 했던 듯 싶다. 늑골과 근육이 만나는 근막에 생긴 염증이라하여 늑막염.. 그러니 갈비뼈 근만 염증이라 갈비뼈 염증이다. 이 늑막염이란 놈은 거의 의식이 깨어 있는 동안 내내 통증 물질을 분출하는 놈인가 보다. 어떨 때는 너무 심한 통증이 갑자기 찾아와 나도 모르게 헉.. 하는 낮은 심음을 내기도 한다. 그나마 낮동안 활동을 할 시간에는 통증이 그다지 심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일에 집중하다보면 통증 도 잊혀질만하다. 그런데 밤이 되어 잠을 청하려 할때면 가슴통증이 점점 심해진다. 아마도 이제 뇌의 모든 부분이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가슴 뼈 염증에서 올라오는 통증물질에 모든 나의 감각들이 집중을 하게 되어서 인가보다. 오로지 가슴 통증만이 느껴지는 시간이 바로 잠들 무렵시간이다. 1시간을 눈을 감고 밀려오는 통증을 견디고 잠이 들려고 애를 써보았다. 그런데 통증이라는 놈을 나의 정신을 말똥말똥하게 채찍질한다. 불을 끄고 눈을 감고 누운지 한시간이 넘었는데도 정신이 말똥말똥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겨우 머리 맡에 둔 진통제가 든 처방약을 목에 넣고 삼켰지만 여전히 잠이 들기 쉽지 않았다.
통증은 이명과도 닮았다.
통증은 이명과 닮았다. 이명도 통증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나와 함께 한다. 다만 그것을 인지 하느냐, 인지하지 못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명이란 존재를 인지하는 순간 그것은 분명한 실체로 감각되어 진다. 이 늑막염의 통증도 비슷하다. 일하는 동안에는 잠시 잊을 수는 있다. 하지만 통증을 느끼는 순간, 그것은 더 강한 감각으로 증폭된다. 그러나 의지가 작동한다. 그것을 감각하지 않은 순간 처럼 스스로를 통제한다. 그냥 이명과 통증을 제거하느네 에너지를 쏟는 순간 그것들은 더 강한 감각으로 다가 온다. 처음 나에게 이명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리 오리되지 않았다. 항상 들리는 이명소리를 다른 이들도 다 똑같이 듣고 잇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이명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고 그 뜻을 되세기다가 내가 이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소리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이명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 소리는 불편함으로 느껴졌다.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도 가 보았으나 다른 질병처럼 확연히 치료되는 성격의 병은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적응하고 살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이명은 나의 떼어놇을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다. 그리고 늑막염이 잠시지만 그 동행에 함께 하게 되었다.
통증과 이명 말고도 내가 보듬고 가고 있는 많은 것들
그러고 보면 떼어 놓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데도 어쩔수 없이 함께 가야 할 것들이 몇가지 더 있다. 그 것들은 내가 결심하기에 따라 벗어날 수 있을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는 것들이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쉽사리 떨져낼수 없는 것들이다. 부정적인 사고들, 미루거나 대충하려는 습관들이 그것이다. 내가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단점들, 버리고 싶은 것들. 그것들도 이명과 통증처럼 벗어 나고 싶지만 벗어날수없어 어쩔 수 업이 함께 살아 가는 것들이 이다. 때로는 큰 짐이되기도 하고, 사소한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한 요소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능막염은 며칠 후, 혹은 1~2주가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그럼 배달 아르바이트도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내가 지닌 여러가지 것들 중에 능막염이라는 질환 하나만을 내려 놓게 되겠지. 그리고 지금 느끼는 이 감각도 그 때는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통증때문에 멈춰야 햇던 것들을 다시 이어 갈 것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평생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은. 그때까지 견디기만 하면 된다.